미국 독립기념일인 4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 교외의 하이랜드파크에서 열린 축제 퍼레이드 도중 무차별 총격 사건이 벌어져 최소 6명이 사망하고 24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가 벌어졌다.
하이랜드파크 경찰에 따르면 총격은 오전 10시 독립기념일 퍼레이드가 시작되고 14분쯤 지났을 때 시작됐다. 총격범은 퍼레이드를 내려다볼 수 있는 건물 옥상에서 소총으로 군중을 겨냥했다. 경찰 관계자는 “완전히 무작위로 총을 쏜 것 같다”고 말했다.
총성이 울리자 수백 명의 군중이 일대 혼란에 빠지며 대피하기 시작했다. 퍼레이드 참가자 마일스 자렘스키(73)씨는 “탕탕탕 소리가 나서 폭죽인 줄 알았다. 하지만 갑자기 사람들이 피투성이가 되는 것을 봤다”며 “겁에 질린 사람들과 피 묻은 시신 등 끔찍한 장면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현장 목격자인 리사 슐킨은 “주차장에서 자동차 밑에 숨어 있었다”며 “거리는 달리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고 아이들은 울고 있었다”고 말했다.
범인은 현장에 소총을 버려두고 도주했다. 경찰은 목격자 증언 등을 바탕으로 범인이 18~20세 백인 청년이라고 지목했다.
낸시 로터링 시장은 독립기념일 축제를 취소하고, 주민에게 집 밖에 나오지 말 것을 권고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5월 뉴욕주 슈퍼마켓 총격으로 10명이, 텍사스주 초등학교 총격으로 21명이 각각 사망하는 등 대형 총격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독립기념일에 미국 사회에 또다시 슬픔을 안겨준 무의미한 총기 폭력에 충격을 받았다”며 “최근 초당적 총기 개혁 법안에 서명했지만 해야 할 일이 훨씬 더 많다. 총기 폭력의 확산과 싸우는 것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