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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가족 비극’ 유나양 가족 집앞에서 발견한 것들 [미션톡]


8년 전 ‘송파 세모녀’ 사건을 기억하시나요.



구제와 섬김 활동을 이어오고 있었습니다. 세 모녀 사건에 대해선 복지 사각지대에 대한 관심이 이어졌고, 기초생활보장제도를 개선한 이른바 ‘송파 세모녀법’이 국회를 통과하기도 했습니다.

송파 세모녀 사건이 불쑥 떠오른 건 얼마 전 실종됐다가 바닷속 차량 안에서 숨진 상태로 발견된 ‘조유나양 가족 사건’ 때문이었습니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던 일가족 모두가 세상과 이별한 것은 세 모녀 사건과 비슷합니다. 다른 점도 있습니다. 미성년자인 열살 짜리 유나 양이 사실상 부모에 의해 생명을 잃었다는 점입니다. 한쪽에서는 유나양 부모가 우울증과 공황장애 치료를 받고 있었다는 기록이 공개됐습니다. ‘이 가족의 삶이 참 많이 버거웠구나’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랬을까’하는 생각도 밀려 듭니다.

‘그럼에도 혹시 교회는 도울 일이 없었을까.’ 이번에도 비슷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8일 광주광역시 남구 유나양 가족이 살던 아파트를 찾아가 봤습니다.


발걸음을 돌리려는 데, 현관문 옆으로 분홍색 어린이용 자전거와 검정색 성인용 자전거가 덩그러니 서 있었습니다. 유나 양 가족이 타고 다녔을 자전거였겠지요. ‘주인 잃은 자전거구나’ 생각을 하니 통로를 벗어날 때까지 자전거에서 눈길이 잘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유나양 가족이 살던 동네를 한바퀴 돌아봤습니다. 아파트 단지 앞뒤로 십자가가 눈에 띄웠습니다. 단지 입구 상가교회는 문을 닫은 지 꽤 오래된 것 같았습니다. 전화를 걸어보니 ‘없는 번호’라는 멘트가 나왔습니다. “사람이 드나든 지 꽤 된 것 같다”는 주민 얘기로 봐서는 코로나 여파 때문이 아닌가 짐작할 뿐입니다.

단지 건너편 도로 옆 상가 2층에도 교회가 보였습니다. 문이 닫혀 있어 전화를 걸자 여 전도사님과 통화가 이뤄졌습니다. 교회는 대면예배를 회복했는데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유나양 가족 얘기를 꺼내자 연신 안타깝다고 했습니다. 아파트 단지 옆 행정복지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유나양 가족은 기초생활수급대상자도 아니고, 특정한 지원을 요청한 적도 없었습니다.



망을 심어주는 일입


광주=글.사진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