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반도체 공급망 대응을 위한 4개국 소다자 협력체 구성을 한국과 일본, 대만에 요청하고 8월 말까지 참여 여부를 알려 달라고 요청했다.
13일(현지시간) 복수의 워싱턴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 일본, 대만이 참여하는 ‘동아시아 반도체 공급망 네트워크’, 일명 ‘칩4’ 동맹 구상을 추진 중이다.
미 정부는 지난 3월 이런 방침을 밝힌 뒤 관련국과 의견 교환을 해왔다. 오는 8월 말 이를 실현하기 위한 첫 실무자급 회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에 회의에 참여할지를 알려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미국은 시스템반도체 설계에 강점이 있지만 제조에는 취약하다. 이에 따라 반도체 생산 강국인 한국과 대만, 일본 등과 협력을 확대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만들자는 구상이다.
이번 ‘칩4 동맹’ 첫 회의는 국장 또는 과장 등 실무급에서 이뤄지며, 연구개발(R&D)과 인력 육성, 상호 투자 등 내용이 의제로 오른다. 일본과 대만은 이미 긍정적으로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한국 정부가 참석을 확정하면 구체적인 회의 일정을 결정한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지난 5월 일본에서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를 출범시키는 등 중국 견제를 위한 동맹 전선을 재구성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칩4 구상도 중국에 대한 압박 카드로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미국과 다양한 채널을 통해 반도체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일정과 관련해선 지금 상황에서 대답드릴 만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문동성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