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에 유럽중앙은행(ECB)도 11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ECB는 21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0%에서 0.5%로 0.50% 포인트 올렸다. 수신금리 또한 기존 -0.50%에서 0%로 인상됐다. 한계대출금리도 0.25%에서 0.75%로 올랐다.
기준금리와 수신금리, 한계대출금리는 ECB의 핵심 정책금리다. 수신금리(Deposit Facility Rate)는 시중은행에서 ECB에 단기자금을 맡기고 받는 금리이고, 한계대출금리는 (Marginal Refinancing Rate)는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돈을 빌릴 때 내는 하루짜리 초단기 금리다.
ECB는 통화정책방향을 발표하고 “지난번 통화정책회의 때 예고했던 것보다 통화정책 정상화를 위해 더 큰 첫 발걸음을 떼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이는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한 판단을 다시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CB는 지난달 통화정책회의에서 이달에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이날 그 두 배에 달하는 ‘빅스텝’을 감행했다.
ECB는 “차기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적 금리 정상화는 적절한 행보일 것”이라며 “오늘 마이너스 금리 탈피를 시작으로, 앞으로 통화정책 회의마다 금리 결정을 하는 형태로 이행하는 게 가능해졌다”고 전했다.
미국 투자은행 에버코어의 정책·중앙은행 전략 책임자 크리슈나 구하 국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무기화된 러시아 천연가스로 인한 거대 스태그플레이션 쇼크와 이탈리아의 정치적 위기가 결합되면 ECB가 상상할 수 있는 ‘퍼펙트 스톰’(경제 악재의 동시다발적 출현)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