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왼쪽 ) 미국 대통령이 7월 중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의 대화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미·중 정상회담 개최가 조만간 개최될 가능성이 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 주석과 곧 대화를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앞으로 열흘 이내에 시 주석과 대화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대중 관세에 대해 뭐라고 말하겠느냐는 질문에 “좋은 하루 보내라고 말하겠다”는 농담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대화가 어떤 형식이 될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지난해부터 4차례 화상 또는 통화로 접촉했고, 대면 회담은 없었다.
미국과 중국은 최근 갈등이 깊어지는 과정에서도 고위급 접촉은 유지해 왔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달 룩셈부르크에서 양제츠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과 회동했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 9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했다. 외교장관 회담 때 양측은 긴장과 갈등이 더 고조되지 않도록 가드레일을 설정하기로 했고, 이후 ‘건설적인 대화였다’는 소감도 밝혔다. 이 때문에 미국과 중국이 갈등을 더 확대하지 말자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대화가 조만간 열리는 것도 이런 상황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이 대만을 방문하는 계획에 대해서도 “군은 이것이 지금 당장 좋은 생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 (진행) 상태가 어떤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펠로시 의장이 다음 달 대만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대만 방문을 고집하면 중국은 주권과 영토 보전을 위해 강력한 조치를 하겠다. 모든 책임은 미국이 부담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찾게 되면 현직 하원의장으로선 1997년 공화당 소속 뉴트 깅그리치 전 의장 이후 25년 만이다. 펠로시 의장은 미국 권력서열 3위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국의 기후변화를 비상 상황으로 규정하고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비롯한 대책을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매사추세츠주 방문 연설에서 “1억명의 미국인이 고온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23억 달러(3조176억원) 규모의 연방재난관리청(FEMA) 자금을 투입해 기후변화와 고온 현상에 대처할 기간시설 투자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