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경선 후보로 나선 앤드루 양, 공화당 출신 전 뉴저지 주지사 크리스틴 토드 휘트먼과 데이비드 졸리 전 하원의원이 27일(현지시간) 미국의 양당 체제를 깨는 새로운 정치조직 필요성을 주장하며 제3 정당 창당을 선언했다.
졸리 전 의원은 민주당과 공화당, 무소속 인사들이 통합해 결성한 ‘서브 아메리카 무브먼트’ 집행위원장, 휘트먼 전 주지사는 공화당 관료 출신들로 구성된 ‘리뉴 아메리카 무브먼트’ 공동 설립자다. 이들은 앤드루 양이 추진해 온 ‘포워드 파티’와 결합하는 방식으로 신당이 창당됐다. 앤드루 양은 지난해 11월 뉴욕시장 예비선거에서 탈락한 뒤 민주당을 탈당했다.
이들은 이날 워싱턴포스트(WP) 공동 기고문을 통해 “양극화로 인한 정치적 위협이 급증하고 있다”며 “정치적 극단주의가 국가를 갈기갈기 찍고 있지만, 양당은 위기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에서 시도된 선거 쿠데타(1·6 의회 난입)는 우리가 민주주의의 종말에 직면해 있다는 강력한 증거였다”며 “분열을 극복하고, 극단주의를 거부하고자 하는 대다수 미국인을 위한 통합된 새로운 정당을 만들기 위해 민주당, 공화당, 무소속이 함께 모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미국인은 (현재의) 정당이 자신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여긴다”며 “미국은 온건하고 상식적인 다수를 반영하는 새로운 정당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포워드 파티는 올가을 24개 도시에서 창당 행사를 하고, 당의 강령을 발표할 예정이다. 오는 9월 24일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공식 출범식을 개최하고, 내년 여름 첫 전국대회를 개최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신당은 미국 정치를 지배하고 있는 민주당과 공화당의 실질적인 대안이 되기를 희망한다”며 “미국의 역기능적인 양당체제에 실망한 수백만 명의 유권자에게 호소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양당 체제가 자리 잡은 미국에서 제3당 실험은 그동안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제3 정당이 대선에 영향을 미치는 사례는 있었다. 실제 2000년 대선 때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가 승리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녹색당 랄프 네이더 후보가 민주당 앨 고어 후보 표를 분산시켰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극도로 양극화된 국가에서 새로운 정당이 어떤 정당의 선거에 영향을 미칠지는 불분명하다”며 “정치 분석가들도 성공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