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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가스 공급 막자 유럽 석탄 사재기 나섰다


러시아가 유럽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량을 대폭 줄임에 따라 유럽이 석탄 사재기로 세계 석탄 시장가격을 3배 가까이 올려놨다.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도 9월 원유 증산 계획을 밝혔으나 소폭 늘려 석유 가격도 오를 조짐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산 석탄 수출 금지 조치에 앞서 콜롬비아,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지의 석탄 구매처를 확대하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로 인해 연초 t당 134달러였던 석탄 가격은 3배에 가까운 400달러 선까지 급등했다.

유럽 석탄 기준가인 ICE ARA 석탄 가격은 t당 366.05달러로 이날 마감해 올해 들어 166.1% 치솟았다. 러시아가 천연가스 수출량을 대폭 줄여 에너지를 무기화하자 서방은 에너지 부족을 우려해 석탄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러한 기조가 이어져 올해 석탄 소비량은 지난해보다 7%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독일은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가 가장 높다. 전체 소비량 중 35%가 러시아산 천연가스다. 이를 대체하기 위해 독일은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호주산 석탄 수입량을 21% 늘렸으며, 같은 기간 남아공산 석탄은 7배 넘게 수입했다. 콜롬비아산 석탄 수입량도 4배 가까이 상승했다.

아시아의 주요 석탄 수출국이었던 인도네시아는 치솟는 수요에 유럽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상반기 이탈리아에 1억1200만 달러(1470억원)어치 석탄을 수출하고 네덜란드, 폴란드, 스위스에도 석탄을 공급하고 있다.

석유 가격도 오를 조짐이다. OPEC과 러시아 등 비 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는 8월에 이어 9월에도 석유 생산을 소폭 증산키로 했다. WSJ에 따르면 OPEC+는 이날 정례회의를 열고 9월 하루 10만 배럴 증산하기로 합의했다. 여기에 OPEC+ 영향력이 큰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가 증산을 한다 해도 전월보다 소폭 늘려 유가 상승에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은 최악의 인플레이션과 러시아의 에너지 압박으로 산유국들의 증산 결정을 바라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OPEC에 증산을 요구하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를 지난달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OPEC+의 증산이 지지부진한 이유는 현재 경제 상황을 놓고 봤을 때 경기 부진으로 경제활동이 줄어들 경우 석유 수요량이 줄어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OPEC+는 국제 에너지 수요가 얼마나 감소할지 평가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OPEC+는 앞서 8월에도 시장 수요에 한참 못 미치는 64만8000배럴만 증산하기로 했다.

OPEC은 세계 석유 수요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5%에서 3.2%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