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외교부가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방문 일정에 맞춰 한때 중국발 사이버 공격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어우장안 대만 외교부 대변인은 4일 브리핑에서 “중국과 러시아 등의 인터넷프로토콜(IP)을 통한 접속 시도가 지난 2일 과도하게 이뤄져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1분당 최대 850만회에 이르는 접속 시도가 이뤄졌다. 홈페이지를 마비시키려는 의도가 명백했다”고 밝혔다.
지난 2일은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날이다. 펠로시 의장은 당일 밤 대만에서 하루를 숙박하고 이튿날 차이잉원 총통 등 주요 인사를 만났다. 대만 외교부 홈페이지 서버 다운이 펠로시 의장의 방문과 무관하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군사행동과 병행되는 사이버 공격은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과정에서도 등장했다. 사이버 안보 전문가들은 최근 전장에서 나타나는 이런 현상의 원인을 주요 기관의 서버를 무력화해 전산 체계를 마비시킬 목적으로 보고 있다. 이른바 ‘하이브리드 전쟁’으로 불린다.
대만 행정부 최상위급 기관인 행정원의 뤄빙청 대변인은 이날 “총통부, 국방부, 외교부 등 대만 주요 기관 홈페이지를 대상으로 한 사이버 공격이 지난 3일 발생했다. 보안 체계가 가동돼 문제는 발생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이날 대만 해상을 둘러싸 봉쇄하는 형태로 실탄 사격을 하는 군사훈련을 시작했다. 인민해방군은 “오후 1시(한국시간 오후 2시)쯤 대만해협에서 장거리 실탄사격 훈련을 실시했다. 대만해협 동부의 특정 구역에 정밀 타격을 가했고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발표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