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방한 기간 윤석열 대통령과 면담이 이뤄지지 않았던 것에 대해 중국 내부에서 반가워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윤 대통령이 대만 방문을 강행했던 펠로시 의장을 만나지 않고 전화 통화만 한 것은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가 담긴 것이라는 분석이 중국 관영지에서 나왔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계열 글로벌타임스는 5일 “펠로시를 요란하게 대접하면 중국의 적대감을 부를 위험이 있기에 윤 대통령이 지역 긴장의 와중에 펠로시 의장을 무시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매체는 ‘윤 대통령이 곤란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펠로시 의장을 의도적으로 만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적었다. 펠로시가 각광받도록 할 경우 중국을 자극할 수 있음을 의식했다는 분석이다.
매체는 전문가들의 견해라며 ‘중국의 적대감을 유발할 위험을 피하기 위해 윤 대통령이 펠로시를 만나지 않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또 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의 전화통화에서 대만 문제가 거론되지 않았다는 것도 언급했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번 만남 불발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타임스는 펠로시 의장이 앞서 2015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는 박근혜 당시 대통령을 만났었다고 소개했다.
지난 4일 화춘잉 중국
펠로시 의장은 지난 2∼3일 대만 방문을 마친 뒤 방한해 4일 김진표 국회의장과 한미 국회의장 회담을 했다.
휴가 중이었던 윤 대통령과는 약 40분간 전화 통화를 했다. 방한 기간 펠로시 의장은 대만 문제 등과 관련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했다.
대통령실은 펠로시 의장과 만남이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윤 대통령의 휴가로 예방 일정을 잡기 어렵다고 미국에 사전 설명했고 펠로시 의장 측도 충분히 이해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최근 미국이 주도하는 이른바 ‘칩4’(미국 한국 대만 일본)와 관련해 “중국은 인위적으로 국제무역 규칙을 파괴하며 전 세계 시장을 갈라놓는 것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한국이 작년에 수출한 칩의 60%가 중국 시장에 들어왔다”며 우회적으로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