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 위의 악동’으로 불렸던 전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데니스 로드먼이 러시아에 수감된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 선수 브리트니 그리너 석방을 위해 ‘해결사’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로드먼은 21일(현지시간) NBC 방송을 통해 “그리너를 돕기 위해 러시아에 가도록 허가를 받았다. 이번 주에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로드먼은 “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잘 안다”며 협상에 자신감을 내보이기도 했다. 앞서 그는 2014년 러시아를 방문한 뒤 푸틴 대통령을 “멋진 사람”이라고 추켜세운 바 있다.
로드먼이 비공식 외교를 자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로드먼은 앞서 2018년 북한에 억류됐던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의 석방을 자신이 도왔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지난 10여년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돈독한 관계를 과시해왔고, 몇 차례 북한을 방문하기도 했다. 2013년 9월 처음 북한을 방문한 로드먼은 당시 인터뷰에서 “나는 그들의 딸 주애(Ju-ae)를 안았다. 김 위원장은 좋은 아버지였고, 아름다운 가족이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로드먼은 2018년 6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싱가포르에서 김 위원장과 첫 정상회담을 할 때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러시아에 강력한 제재를 부과하고 러시아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러시아와의 관계가 나빠졌다. 이런 가운데 그리너가 러시아에서 마약 소지 혐의로 억류된 뒤 최근 징역 9개월 형과 벌금 100만 루블(2200만원)을 선고받으면서 미·러 간 긴장 고조의 한 요인이 됐다.
양국은 그리너를 비롯해 러시아에 억류된 미국인과, 미국에 수감돼 있는 러시아인 간 수감자 교환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 큰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다만 미국 정부는 그의 러시아 방문 계획에 우려를 표했다. NBC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그가 그리너를 돕기 보다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