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란의 파티’ 동영상 유출과 함께 마약 복용 의혹이 제기된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가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실시한 약물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핀란드 공영방송 YLE는 22일(현지시간) 핀란드 총리실이 성명을 통해 마린 총리의 약물검사 결과가 음성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마린 총리는 19일 자비를 들여 자발적으로 여러 약물에 관한 검사를 받았다.
최근 유포된 ‘광란의 파티’ 영상에서 마약을 뜻하는 은어가 들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약물검사를 받으라는 주문이 나왔다.
이에 마린 총리는 음주는 했지만 마약을 복용한 적은 없다고 부인하며 우려를 덜기 위해 검사를 받겠다고 밝혔다.
앞서 마린 총리는 지난 18일 자국 정치인 및 연예인 등 유명 인사 20여명과 함께 ‘하우스 파티’를 벌이면서 술을 마시고 격정적으로 춤을 추는 ‘광란의 파티’ 영상이 공개돼 논란을 빚었다.
곧이어 헬싱키의 한 유명 클럽의 VIP룸에서 춤을 추는 영상도 퍼져 곤욕을 치렀다. 이 영상에서는 유명 가수가 마린 총리의 목에 키스를 하는 것 같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985년생인 마린 총리는 2020년 오랜 연인과 결혼해서 네 살 난 딸을 두고 있다. 그는 2019년 12월 34세의 나이로 핀란드 제1당인 사회민주당 당대표로 선출돼 당시 세계 최연소 현역 총리가 됐다.
AFP에 따르면 핀란드 MTV3 방송의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3분의 2는 ‘광란의 파티’ 영상 논란에 대해 심각한 실수라고 답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등으로 안보상 중요한 시기에 부적절할뿐더러 핀란드에서 한 나라의 수장으로서 격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반면 총리라고 해도 여가를 자유롭게 즐길 권리가 있다는 옹호론도 적지 않았다. 주말에 춤을 추며 몸을 불태웠다고 나쁜 총리가 되는 건 아니라는 주장과 함께 마린 총리를 지지하는 해시태그(#solidaritywithsanna and #istandwithsanna) 움직임이 일고 있다.
21일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파티 영상 유출로 위기에 빠진 마린 총리를 위해 세계 곳곳 여성들이 SNS에 춤추는 영상을 올리며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 덴마크 여성 잡지 ‘알트(ALT)’ 직원들이 클럽이나 집에서 봉춤 등을 선보인 영상은 트위터에서 수천건의 ‘좋아요’를 받고 있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