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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 물든 독립기념일… 기차·주택 무차별 폭격에 50여명 사상


우크라이나의 31번째 독립기념일이자 러시아 침공 6개월째인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역이 피로 물들었다. 러시아의 폭격은 기차와 주택을 가리지 않았다. 이에 민간인 사상자가 50명 넘게 나왔고, 시간이 흐르면서 추가 사상자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A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보낸 영상 연설에서 러시아군이 로켓으로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의 소도시인 채플린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채플린은 러시아군이 점령하고 있는 동부 도네츠크주에서 서쪽으로 145㎞ 떨어져 있는 마을로 주민 3500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 공격으로 25명이 러시아군에 의해 목숨을 잃었으며 31명이 부상을 입었다. 특히 폭격으로 열차 4량에 불이 붙어 탑승객 5명이 화마에 숨졌다고 현지 소방 당국은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채플린은 오늘 우리의 고통이다. 지금까지 25명이 숨졌다”면서 러시아가 저지른 모든 것에 대해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반드시 침략자를 우리 땅에서 쫓아낼 것이다. 자유로운 우크라이나에는 악의 흔적이 하나도 남지 않을 것”이라고 항전 의지를 다졌다.


채플린 마을 주택에 떨어진 또 다른 미사일은 주택을 파괴해 집에 있던 11살짜리 소년이 목숨을 잃었다.

동북부 수미주에도 러시아군이 쏘아 올린 32발의 미사일이 빗발쳤다. 드미트로 지비츠키 수미주 주지사는 “러시아군이 에스만, 즈노브-노브호로드스케, 비로필랴 공동체를 폭격했다”며 “아직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중서부 흐멜니츠키주에서도 강력한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세르히 하말리 흐멜니츠키주 주지사는 “주 일부 시설이 타격을 입었다”며 자세한 피해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한 군사행정 책임자는 이날 새벽 도시 중심부 북쪽의 비슈고로드 지역에 로켓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올렉시 쿨레바 키이우 주지사는 “현재까지 주거시설과 기반시설 피해는 없다”고 말했다. 이날 우크라이나 키이우 독립광장에서 열릴 독립기념일 행사는 러시아 대규모 공세 우려로 취소됐다.


한편 미국과 함께 우크라이나 지원에 앞장서고 있는 영국은 이날 보리스 존슨 총리가 직접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을 하고 추가 군사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존슨 총리는 드론 2000대와 탄약 등 5400만 파운드(850억원) 규모의 군사 지원을 추가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