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am News

‘3중고’에 中경제 휘청… 올 성장률 전망치 줄줄이 하향


중국 경제가 폭염과 가뭄에 따른 전력난으로 휘청이고 있다. 코로나19 봉쇄 충격과 부동산 시장 침체에 더해 전력난까지 ‘3중고’가 겹치면서 중국이 올해 목표치로 제시한 5.5% 안팎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기는 더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올해 1~7월 공업 이익이 4조8900억 위안(952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감소했다고 밝혔다. 1~6월 공업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 늘었지만 7월 한 달 동안 크게 줄면서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통계국에 따르면 41개 주요 업종 가운데 25개 업종의 이익이 줄었고 그 중 철강 산업은 81%가량 급감했다. 중국은 연매출 2000만 위안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수익성 동향을 나타내는 공업 이익을 산출해 매달 누적치를 발표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자체 분석 결과 중국의 7월 공업 이익이 6227억 위안(121조원)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2020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지난해 7월에 비해 12%가량 줄었고 전달과 비교하면 25%나 감소한 것이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의 공업 이익은 지난 6월까지 코로나19 영향에서 회복됐다”며 “7월 감소는 계절적 요인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에선 쓰촨성과 충칭시, 장쑤성, 후베이성 등 남서부 지역에 극심한 폭염과 가뭄이 계속되고 있다. 중국 전역에서 이달 들어서만 91차례 항공기를 띄워 구름씨를 뿌리는 등 인공 강우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 강우 로켓 4발을 발사한 충칭에선 지난 7일 이후 18일 만에 처음 비가 내리는 등 일부 지역에서 인공 강우 효과를 봤지만 가뭄을 해소하기엔 충분치 않은 수준이다. 전력 생산의 80% 정도를 수력 발전에 의존해온 쓰촨성은 발전량이 예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공장 가동을 중단 또는 제한한 상태다. 양쯔강 수위가 낮아지면서 큰 배가 다니지 못해 물류에도 차질이 생기고 있다.

영국의 경제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이러한 폭염과 가뭄을 근거로 중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에서 3.6%로 0.4% 포인트 내렸다. EIU는 “중국은 지난해 석탄 부족에 따른 전력난을 겪으면서 대책을 내놨지만 올해에도 전력난을 막지 못했다”며 “단기간에 해결책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중국의 서부 지역은 코로나19 봉쇄 여파가 비교적 덜해 상하이, 베이징 등 동부 도시의 경제 피해를 상쇄한 측면이 있는데 이번 전력난으로 기업 운영에 문제가 생길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 GDP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4월 4.4%에서 7월 3.3%로 낮췄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3%, 노무라는 2.8%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인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중국 인민은행이 곧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이지만 경제를 살리려면 완화적 재정·금융정책보다 훨씬 많은 게 필요하다”며 “코로나19 통제 완화와 부동산 문제 해결 등을 통해 민간 수요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