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US오픈 테니스 대회가 29일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개막한다.
올해 대회는 개막 전부터 세리나 윌리엄스의 은퇴 무대라는 사실에 팬들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
1999년 US오픈에서 생애 첫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을 차지한 윌리엄스는 이후 20년 가까이 세계 여자 테니스 최강의 자리를 지킨 선수다.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만 23차례 우승, 이 부문 2위에 올라 있고 만일 올해 US오픈에서 우승하면 호주의 마거릿 코트가 보유한 메이저 단식 최다 우승 기록(24회)과 동률을 이룬다.
다만 올해 41살인 윌리엄스가 은퇴 무대로 삼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현재 단식 세계 랭킹 608위인 윌리엄스는 6월 윔블던에서 1회전 탈락했고, 이후 두 차례 출전한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대회에서도 각각 2회전과 1회전에서 패했다.
윌리엄스가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명시적으로 밝힌 적은 없지만 이달 초 패션 잡지 보그와 인터뷰에서 사랑하는 일에서 떠나야 하는 것은 힘들지만 나는 앞으로 몇 주간 이 일들을 즐기겠다고 말했다.
언론들은 윌리엄스가 올해 US오픈을 마지막으로 은퇴하는 것을 기정사실로 여기고 있다.
윌리엄스는 1회전에서 몬테네그로의 단카 코비니치를 상대한다.
전성기 때의 윌리엄스라면 세계 랭킹 80위 선수는 손쉽게 물리칠 상대였겠지만 최근 흐름으로는 1회전 통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윌리엄스의 마지막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은 출산 전인 2017년 호주오픈, 마지막 결승 진출은 출산 이후인 2019년 US오픈 준우승이다.
윌리엄스는 한 살 많은 언니 비너스 윌리엄스와 한 조로 이번 대회 복식에도 출전한다.
2016년 독일의 안젤리크 케르버 이후 한 해에 메이저 대회에서 두 번 우승하는 선수가 나오지 않을 정도로 절대 강자가 없는 여자 테니스에서는 올해도 비슷한 양상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크다.
호주오픈에서 우승한 호주의 애슐리 바티는 시즌 도중 은퇴했고, 프랑스오픈에서 정상에 오른 이가 폴란드의 시비옹테크와 윔블던 우승자 카자흐스탄의 엘레나 리바키나가 이번 대회에서 얼마나 좋은 성적을 낼지 미지수다.
시비옹테크는 프랑스오픈에서는 2020년과 올해 우승했지만 US오픈에서는 지난해 16강이 최고 성적이다.
지난해 US오픈에 세계 랭킹 150위로 나와 '깜짝 우승'을 차지한 영국의 에마 라두카누의 성적에도 관심이 쏠린다.
남자 단식에서는 스페인의 라파엘 나달이 통산 23번째 메이저 단식 우승에 도전한다.
이 부문 최다 기록 보유자인 나달은 21회 우승한 세르비아의 노바크 조코비치와 20회 우승한 스위스의 로저 페더러가 올해 US오픈에 불참해 격차를 벌릴 기회다.
올해 윔블던에서 우승한 조코비치는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아 이번 대회에 나오지 못한다.
지난해 우승자 러시아의 다닐 메드베데프를 비롯해 스페인의 카를로스 알카라스, 그리스의 스테파노스 치치파스 등이 나달의 대항마로 거론된다.
한국 선수로는 권순우가 남자 단식 본선에 출전, 1회전에서 스페인의 페르난도 베르다스코를 상대한다.
권순우는 2020년 이후 2년 만에 US오픈 2회전 진출에 도전한다.
이번 대회 남녀 단식 우승 상금은 260만 달러로 정해졌고, 단식 본선 1회전에서 지더라도 한국 돈으로 1억원 정도인 8천만 달러를 준다.
대회 총상금은 6천만 달러로 메이저 대회 사상 최대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