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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떠난 아프간에서 자리 잡는 중국 기업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이 철수한 자리를 중국이 넘보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9일 아프가니스탄에 중국 기업들이 진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01년부터 아프가니스탄에서 사업을 해온 중국인 유밍후이씨는 1년 전 탈레반 정권이 들어섰을 때 카불에 머물기로 했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탈레반 정권이 새롭게 시행한 정책들을 모두 수용하고, 과거 미국의 입김 아래 있던 정부 관계자에서 교체된 새로운 관계자들을 응대하면서 이미 수년간 진행된 사업 계획들도 모두 재협상해야 했다.

유씨의 결정은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유씨 공장에 설치한 4개의 철강 가공 라인이 모두 가동 중이며 현지 보안 관리인들은 유씨의 사무실에 수시로 방문해 중국 사업가의 요구를 ‘경청’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SCMP에 “탈레반은 우리를 지지한다고 말할 뿐 아니라 우리의 일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탈레반 정권은 지난 4월 말 중국과 함께 카불 외곽에서 2억1600만 달러(2916억원) 규모의 산업단지 개발을 위한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탈레반 집권 이후 첫 번째 중국·아프가니스탄 인프라 프로젝트로 최대 150개의 공장을 유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씨는 “폐허가 된 도시들은 재건이 필요하다”며 “엔지니어와 돈, 기술까지 모든 것이 필요하며 나는 중국이 이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 당국은 대부분의 나라와 마찬가지로 공식적으로는 탈레반 정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비공식적으로는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SCMP는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비롯한 중국 외교관들이 카불에서 탈레반 고위 관리들을 자주 만난다”며 “중국 국영기업의 대표들도 투자 기회와 재건 계획 등을 논의하기 위해 베이징 주재 아프가니스탄 대사관을 방문하고 있다”고 전했다.

탈레반 정권은 중국의 투자를 통해 아프가니스탄의 천연자원을 수입원으로 만들어 무너지는 국가 경제에 보탬이 되길 희망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에는 철광석 22억t, 구리 3000만t, 희토류 광물 140만t 등이 매장돼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도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 중국은 파키스탄과 이란에 이어 아프가니스탄의 세 번째 교역 상대국이다. 중국은 미국 철수 이후 아프가니스탄에 여러 차례 인도적 및 재정적 지원을 보내기도 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