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다음 달 열릴 제20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회의(당대회)에서 발표될 최고 경제사령탑 교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일(현지시간) 중국이 다음 달 16일부터 여는 당대회에서 경제사령탑을 전면 교체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의 ‘칠상팔하(七上八下)’ 원칙에 따라 리커창 총리·류허 부총리·이강 인민은행 총재·궈슈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주석·류쿤 재정부장 등이 교체 물망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칠상팔하는 67세까지는 상무위원이나 정치국원이 될 수 있지만 68세 이상은 은퇴한다는 중국 공산당의 암묵적인 정년 원칙이다. 현재 고위 지도부는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가 열릴 때까지 관직을 유지하게 된다.
중국 관측통들은 블룸버그통신에 “이번 당대회에서 선출되는 인물들은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정책의 연속성을 위해 이전 고위 지도부들이 수행하던 역할을 이어 맡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또한 현재 고위 지도부 중 일부는 명예 직책을 받아 막후에서 영향을 끼치는 조언자로 남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블룸버그통신은 류허 부총리의 후임자에 주목했다. 류허 부총리가 지난 10년간 시 주석의 경제 책사로 불리던 만큼 그의 후임 또한 중국 경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리서치 회사 트리비움 차이나의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통신에 “류 부총리의 후임자가 아마도 중국에서 가장 강력한 경제 관리 중 한 명이 될 것”이며 “향후 5년 이상 중국의 경제 정책 궤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류 부총리의 뒤를 이을 인물로는 허리펑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이 유력하다. 이 위원회는 중국의 사회경제 발전 정책을 종합하는 현재 중국 내 가장 강력한 기관 중 하나다.
다만 닐 토마스 유라시아 그룹 선임 애널리스트는 허리펑 주임에 대해 “시 주석과의 유대는 류 부총리만큼 강력하지만 그는 관료보다는 정치인에 가깝다”며 “그는 류허만큼 주제별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한편 리커창 총리의 후임으로는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원 경험이 있는 후춘화 부총리와 왕양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이 거론된다. 시 주석의 측근인 리창 상하이시 당서기의 발탁 가능성도 있다.
중국의 경기 침체는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다수의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가 디폴트에 빠진 데다 일부 주택 구매자들의 ‘모기지 보이콧 운동’까지 겹치며 침체를 겪고 있다. 16~24세 중국 청년 5명 중 1명은 실직 상태일 정도로 청년 실업률도 높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고수하고 있는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정부에 대한 가계와 기업의 신뢰도도 급락한 상태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