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7일) 멕시코 해군사관학교 졸업생들을 태운 대형 범선이 뉴욕시 브루클린브리지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해 2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쳤다.
뉴욕시 소방국에 따르면 어제 저녁 8시 20분쯤 멕시코 해군 훈련함 'ARM 콰우테목'호가 뉴욕시 이스트강을 따라 운항하던 중 브루클린브리지와 충돌했다.
당시 배는 다리 인근을 천천히 지나던 중 돛대가 브루클린브리지와 부딪히면서 세 개가 연달아 부러졌고, 이후 범선은 다리에 걸려 있다가 강가 쪽으로 떠밀려갔다.
에릭 아담스 뉴욕 시장은 이번 사고로 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숨진 2명은 크루 멤버들로 알려졌다.
또 멕시코 해군은 이번 사고로 최소 22명이 부상했으며, 이 가운데 11명은 중태, 9명은 안정적인 상태라고 밝혔다.
사고 당시 현장을 촬영한 영상에는 거대한 돛대가 다리와 부딪힌 직후 부러지고, 범선이 강변 쪽으로 밀려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또 브루클린브리지를 지나는 차량들도 사고 직후 급히 속도를 줄이며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이 사고를 낸 콰우테목호는 길이 약 80m, 높이 약 45m 규모로, 수십 개의 흰 돛과 거대한 멕시코 국기, 화려한 전구 장식으로 뉴욕 시민들의 눈길을 끌고 있었다.
멕시코 해군은 콰우테목호의 사고 사실을 공식 확인하고, 뉴욕 현지 당국과 긴밀히 협조하며 사고 수습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콰우테목호는 멕시코 해군사관학교 졸업생들의 훈련을 위한 장기 항해 중이었으며, 지난달 6일 멕시코 아카풀코를 출항해 총 277명을 태우고 254일 동안 15개국 22개 항구를 방문할 예정이었다.
사고가 난 브루클린브리지는 1883년 개통된 뉴욕의 대표 명물로, 석탑 두 개가 490m 길이의 다리를 지지하고 있으며 매일 차량 10만 대와 보행자 3만 2천 명 이상이 오가는 곳이다.
브루클린 지역구 링컨 레슬러 시의원은 “이번 사고는 매우 무모하고 부주의했다”며 “뉴욕항에는 수많은 다리가 있는 만큼 선장은 승객들을 위험에 빠뜨려선 안 됐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