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으로 전력난에 시달렸던 중국 남서부 쓰촨성이 코로나19 확산에 지진까지 겹쳐 최악의 수난을 겪고 있다.
6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2시52분 쓰촨성 간쯔장족자치주 루딩현에서 규모 6.8의 강진이 발생해 이날 오후 5시까지 66명이 사망하고 15명이 실종됐다. 이번 지진으로 루딩현에서만 주택 등 건물 249채가 무너지고 1만3000채 이상이 파손된 것으로 파악됐다.
루딩현은 평균 해발고도가 2700m인 고산 협곡지대로 산에서 떨어진 바위가 마을과 도로를 덮쳐 인명 피해가 컸다. 중국 SNS에는 건물이 무너져 폐허가 된 마을과 아이들이 울부짖으며 뛰어나오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다. 지진이 발생한 지역에서 동쪽으로 200㎞ 이상 떨어진 청두에서도 전등이 흔들리고 어항이 깨질 정도로 여파가 컸다. 중국 당국은 군 병력과 의료진 등 6500여명을 투입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쓰촨성을 비롯해 충칭 등 중국 남서부 지역은 올여름 1961년 기상 관측 이래 최악의 폭염과 가뭄을 겪었다. 이들 지역에선 ‘큰 가뭄 뒤 대지진’이 온다는 공포가 퍼졌는데 우려가 현실화됐다. 그중에서도 쓰촨성은 중국에서 지진이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곳이다. 2008년 5월 원촨 대지진 때는 8만7000여명이 숨지거나 실종됐고 37만명이 다쳤다.
쓰촨성에선 지난 6월부터 시작된 폭염과 가뭄으로 전력이 부족해 주요 기업들이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낮 최고기온이 40도를 훌쩍 넘는 폭염이 한 달 넘게 이어져 전력 소비는 늘었는데 설상가상으로 가뭄 탓에 수력 발전량이 평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쓰촨성은 전력의 80%가량을 수력발전에 기대고 있다. 양쯔강 수위가 낮아지면서 물류 운송에도 차질이 생겼고 농작물 피해도 컸다.
최근 중국 내에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면서 인구 2100만명의 청두는 도시 전체를 봉쇄한 상태다. 당초 4일로 예고됐던 외출금지 및 대중교통 운영중단 조치는 7일까지 연장됐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