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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 서거에 멈춘 영국…“왜 축구 안 하냐” 소신발언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서거로 영국 내 주요 스포츠 경기가 대부분 취소되거나 연기된 가운데 이러한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현지에서 나왔다.

EPL 사무국은 9일(현지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세상을 떠난 엘리자베스 여왕의 삶과 국가에 대한 공헌을 기리고 존경을 표하기 위해 이번 주말에 치러질 예정이었던 EPL 7 라운드가 전격 연기된다”며 “연기된 일정은 적절한 시기에 공지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리차드 마스터스 EPL 사무국 CEO는 “엘리자베스 여왕은 영국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재임한 군주”라며 “그녀의 삶은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줬고 놀라운 유산을 남겼다. 영국을 넘어 전 세계 사람들이 여왕의 죽음을 슬퍼하고 있다. EPL 역시 애도를 하기 위해 경기 연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결정에 반대의 목소리도 나왔다.

영국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 출신 피터 크라우치는 오히려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치르는 게 여왕을 애도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주장하며 경기 중단에 비판적인 의견을 내놨다.

크라우치는 10일 트위터를 통해 “정상적으로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치렀다면 선수들은 검은 완장을 차고 경기 전 여왕을 위해 묵념했을 것”이라며 “여왕을 기리는 공연과 사람들의 애도 분위기도 나타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장면을 전 세계 수많은 사람이 본다고 생각해봐라. 그것이 여왕을 진정 뜻깊게 보내는 방법이 아니냐”라고 덧붙였다.

이 외 영국의 유명 방송인 피어스 모건 역시 해당 결정을 두고 ‘웃기는 일’이라고 표현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인 수비수 개리 네빌은 “모건의 의견에 동의한다”며 “스포츠는 여왕이 받아야 할 존중을 훨씬 잘 보여줄 수 있는 수단”이라고 밝혔다.

여왕의 서거 소식이 전해진 이후 줄줄이 취소된 스포츠 경기는 EPL뿐만이 아니다.

영국 경마협회는 지난 8일 경주와 9일 열릴 예정이었던 모든 경마 대회를 취소했다. 잉글랜드-남아프리카공화국의 크리켓 경기도 취소됐으며 유럽 골프 PGA 챔피언십 골프 대회도 중단됐다.

9일(현지시간) 영국 BBC보도에 따르면 이런 상황에서 스포츠 경기 일정에 대한 취소 및 연기 조치는 의무는 아니다.

매체는 “국가장이 치러지는 당일 역시 개별 단체의 재량에 따른다”며 “장례식 당일에는 경기 일정이 예배 시간과 맞물리지 않도록 조정될 수 있고, 주최 측이 묵념 시간을 갖거나 국가를 연주할 수 있다. 선수들은 검은 완장을 차고 경기에 나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