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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준비된 국왕’ 찰스 3세, 국민들 마음 얻을까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서거로 영국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왕위 계승 1순위였던 찰스 왕세자가 국왕에 즉위했다. 오랜 기간 국왕 훈련을 받은 그는 ‘가장 준비된 국왕’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예민한 성격 탓에 그가 영국 국민의 마음에 파고들 수 있을지 의문도 적지 않다.

찰스 3세는 지난 9일(현지시간) TV로 진행한 첫 대국민 연설에서 어머니의 뜻을 이어받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여왕이 확고한 헌신으로 그랬던 것처럼 저도 헌법 원칙을 수호할 것을 엄숙히 서약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이 영국이나 영연방, 전 세계 어디에 살든, 배경이나 신념이 어떻든 충실함과 존경, 사랑으로 섬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BBC와 가디언에 따르면 그는 평소 검소한 생활을 하고 왕실 업무를 열정적으로 처리하는 인물이다. 왕실 공보관을 지낸 줄리언 페인은 “많은 왕실 인사와 달리 사치스러운 생활과 거리를 뒀다”고 말했다. 그의 아내 카밀라 왕비는 “그는 모든 일이 미리 끝나 있기를 바란다. 이게 그가 일하는 방식”이라고 전했다.

지나친 열정이 독이 된 적도 있다. 찰스 3세는 2004∼2005년 농업, 유전자 변형, 지구온난화, 사회적 소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편지를 정부 각료와 의원들에게 보내 ‘간섭하는 왕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다만 찰스 3세가 앞으로는 정치적 주장을 자제할 것이란 시각이 많다. 그는 2018년 BBC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그렇게 어리석지 않다”며 “군주가 되는 것과 의견 표명은 구분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수줍음이 많고 속마음을 잘 드러내지 않아 ‘예민한 영혼’이라는 평가도 있다. 10일 제임스궁에서 열린 즉위식에선 책상에 놓인 만년필 통을 짜증 섞인 표정과 몸짓으로 치우라고 지시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