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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 구단주, 우크라 평화회담 후 독극물 중독 증세

러시아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29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 돌마바흐체 궁전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제5차 평화협상에 참석해 있다. TASS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이자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재벌)로 서방의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협상 중재자로 나섰다 화학무기 중독 의심 증상을 겪었다.

BBC는 29일(현지시간) 러시아 억만장자 아브라모비치가 이달 초 키이우(키예프)에서 열린 평화회담 직후 화학무기 중독이 의심되는 증상을 겪었다고 보도했다. 충혈, 고통을 수반한 눈물 지속, 얼굴과 손 피부 벗겨짐 등이 나타났다. 몇 시간 동안 시력을 상실하기도 했다.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첼시의 구단주인 아브라모비치는 러시아의 대표적 올리가르히로 꼽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현재 그의 재산은 137억 달러(16조8000억원)로 세계 128위 부호다. 푸틴 대통령과는 20년 이상 인연을 유지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조치로 서방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추진할 때 아브라모비치는 제재 리스트에 꼭 들어가는 인물이었다. 실제 유럽연합(EU)과 영국 등은 자산 동결 등의 제재를 가했다. 첼시는 직격탄을 맞았다. 자금을 축적할 수 있는 모든 활동이 금지됐다. 구단 매각, 티켓 판매, 메가 스토어 운영, 이적 시장 활동 등 모든 것이 금지됐다. 지난 23일에야 일부 티켓 판매 금지 조치만 완화됐다.

아브라모비치는 우크라이나 전쟁 직후 첼시 경영권 포기 의사 등을 보였으나 비난의 화살을 피할 순 없었다. 그랬던 그에게 반전이 일어난 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서방에 그에 대한 제재를 미뤄달라고 부탁하면서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브라모비치가 우크라이나 정부에 푸틴의 측근을 연결해주고 있다는 정보도 있다고 전했다. 아브라모비치는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침공 직후부터 전쟁을 멈추기 위한 협상에 긴밀히 관여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엔 우크라이나 남동부 마리우폴 시민들의 안전한 대피 등 인도주의 문제 해결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독극물 의심 사건에도 불구하고 아브라모비치는 계속 평화회담에 관여할 생각이라고 그와 가까운 한 관계자가 WSJ에 밝혔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