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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장 반대” 등돌리고 아베 영전에 허리 숙인 기시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국장에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허리를 숙여 참배하는 동안 장례식장 밖에서는 ‘국장 반대’ 집회가 열렸다. 기시다 총리를 향한 비판 여론이 고조됐다.

아베 전 총리의 국장은 27일 오후 2시 도쿄 부도칸에서 시작됐다. 참석자 4300여명 중 700여명은 외국 정부 관계자나 주일본 대사들이다. 한국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 총리,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윤덕민 주일대사, 유흥수 한일친선협회중앙회 회장이 정부 조문 사절단을 구성해 아베 전 총리의 국장에 참석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완강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부주석도 참석한다. 다만 주요 7개국(G7) 가운데 일본을 제외한 나머지 6개국 정상은 모두 불참했다.

기시다 총리는 고인의 유골함을 들고 부도칸에 도착한 아베 전 총리 부인 아키에 여사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해 예를 갖추고 장례식에 참석했다. 아키시노 왕세제도 아베 전 총리의 영전에 헌화했다.

일본 자위대는 자위관 특별의장대를 포함한 1390명을 동원했다. 육상자위대원들은 19발의 조포를 발사한 뒤 묵념했다.



아베 전 총리는 지난 7월 8일 오전 11시30분쯤 일본 나라현에서 자민당 참의원 선거 후보를 지원 유세하던 중 약 7m 앞까지 다가온 야마가미 데쓰야의 총격을 받았다. 심폐정지 상태에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같은 날 사망했다.

기시다 총리가 야당과 여론의 반대를 고려하지 않고 국장을 강행하면서 일본 내 국론은 반으로 갈라졌다. 일본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국장의 법적 근거가 불명확하고 고인의 재임 중 업적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즈미 겐타 대표를 포함한 입헌민주당 집행임원 9명 전원은 국장에 불참했다.




부도칸과 일본 국회 밖에선 시민단체 연합체인 ‘아베 국장 반대 실행위원회’를 중심으로 집회가 펼쳐졌다. 주최 측 추산 5000여명이 참여한 집회에서 참가자 중 300여명은 부도칸 주변에 몰려가 ‘국장 반대’ ‘강제 조의 거부’를 적은 팻말을 들고 행진했다.

이 단체는 “기시다 내각이 여론의 반대에도 아베 전 총리 국장을 강행하고 있다. 정권 연장을 위해 법적 근거도 없이 시민에게 조의를 강제하고, 헌법 위반인 국장을 강행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