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am News

허리케인 ‘이언’ 다가오는데… 바다에서 ‘카이트서핑’


전봇대를 쓰러뜨릴 만큼 강력한 허리케인 ‘이언’이 다가오지만, 미국 플로리다 일부 주민들은 대형 연을 활용해 파도를 타는 ‘카이트서핑’을 즐기며 여유를 부렸다. 플로리다주는 이언의 예상 경로에 들어간 지역 주민 250만명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는 28일 오전 2시(현지시간·한국시간 오후 3시) 현재 “이언이 북위 25.2도, 서경 83.0도에서 9노트(약 16.7㎞)로 북북서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언의 중심기압은 953hPa(헥토파스칼), 최대풍속은 초속 54m(194㎞)에 해당하는 105노트로 측정됐다.이언의 위치는 플로리다주 서쪽 해상이다. 이날 밤 플로리다주 서부 연안으로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언은 앞서 쿠바를 휩쓸었다. 앞서 AP통신은 27일 “이언이 쿠바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국가전력망을 파괴해 전국의 전력 공급을 끊었다”고 보도했다. 라자로 게라 쿠바 전력청 기술국장은 “허리케인에 따른 국가전력체계의 장애로 시설이 영향을 받고 있다. 복구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언은 쿠바에서 강풍을 일으켜 전신주와 가로수를 쓰러뜨렸고, 호우를 쏟아 주거지에 침수 피해를 입혔다. 특히 쿠바 농업에서 큰 수익을 내는 담배 농가에 심각한 피해를 입혔다. 쿠바 정부는 담배 농장의 피해를 줄일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언은 이제 플로리다로 다가가고 있다. 인구 320만명의 주내 경제 중심지 탬파를 직격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뉴스채널 CNN은 “탬파에 허리케인이 상륙하는 건 1921년 이후 101년 만의 일”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플로리다주 서남부 지역 일부 주민들은 바다에서 카이트서핑을 즐기거나 부두로 밀려오는 높은 파도를 구경하는 여유를 부렸다. 이 순간을 포착한 영상이 SNS에 유포돼 현지 누리꾼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플로리다주는 템파를 포함한 주민 250만명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공항과 학교는 물론, 주내 명소인 디즈니월드와 씨월드도 문을 닫았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달 탐사선 아르테미스 로켓은 케네디 우주센터 발사장에서 조립동으로 옮겨졌다. 플로리다주는 비상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100곳 이상의 대피소를 마련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