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한 20대 래퍼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쟁 동원령에 반발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3일 데일리메일과 더 선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에서 워키(Walkie)라는 예명으로 활동했던 한 래퍼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러시아 크라스노다르의 한 고층 건물에서 투신해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래퍼는 27세의 래퍼 이반 비탈리예비치 페투닌으로, 자신의 휴대전화 메모장에
그의 지인이 공개한 메모장에는 “내가 전장에서 살인을 저지르지 않기 위해 죽었다는 것을 사람들이 기억해주길 바란다”면서 “암울한 시기 모두 잘 이겨내길 바란다. 내가 여러분을 사랑한다는 것을 항상 기억해달라”는 내용도 담겼다.
페투닌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에 텔레그램에 직접 자신의 심경을 밝히는 영상도 올렸다. 영상에서 그는 “(여러분이) 이 영상을 보고 있을 때쯤 나는 더 이상 살아있지 않은 상태일 것”이라며 “나는 내 영혼에 살인죄를 씌울 수 없고, 그렇게 하고 싶지도 않다. 나는 이데올로기를 위해 사람들을 죽일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나는 무기를 들고 동족을 죽일 수 없다”며 “역사에 남는 것을 택하겠다. 이것이(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 나의 마지막 저항”이라고 말했다.
페투닌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후 온라인상에는 “당신이 평화를 찾기를” 등 추모의 글과 함께 푸틴 대통령을 향한 규탄의 메시지가 잇따르고 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