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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윌 스미스, 시상식 퇴장 거부했다”…징계 착수

할리우드 배우 윌 스미스(오른쪽)가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4회 오스카 시상식에서 배우 겸 코미디언 크리스 록의 뺨을 때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할리우드 배우 윌 스미스가 아카데미상(오스카) 시상식에서 초유의 폭행 사건을 일으킨 뒤 주최 측으로부터 퇴장 요구를 받았으나 이를 거부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오스카상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아카데미)는 30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이같은 당시 상황을 밝혔다.

스미스는 지난 27일 시상식에서 장편 다큐멘터리 부문 시상자로 나선 코미디언 크리스 록이 탈모증을 앓는 자신의 아내 제이다 핑킷 스미스를 농담거리로 삼자 무대로 올라가 그의 뺨을 때렸다. 폭행 이후 자리로 돌아간 그는 시상식장 앞줄에 계속 앉아있다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를 두고 할리우드 영화계에선 아카데미가 폭행 사건 즉시 스미스를 퇴장시켜야 했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아카데미는 “상황이 우리가 예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전개됐다”며 “스미스는 당시 시상식장에서 나가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거절했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우리는 이 상황을 다른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었다는 점도 인지하고 있다”고 했다.

아카데미는 “스미스의 행동은 현장에서 직접 보기에도, TV 중계화면으로 보기에도 매우 충격적인 사건이었다”며 “시상식에 참석한 모든 후보자들과 게스트들, 시청자들에게 사과를 전한다”고 했다.

아카데미 이사회는 이날 회의를 열고 스미스에 대한 징계 절차를 개시했다. NBC 등에 따르면 돈 허드슨 아카데미 최고경영자(CEO)는 아카데미 회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아카데미를 이끌어가고 있는 많은 이들이 무대에서 절대 벌어질 수 없고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을 한 스미스 때문에 매우 분노하고 있다”며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아카데미는 “징계에는 회원 자격 정지와 제명, 기타 제제가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카데미는 학대와 괴롭힘, 차별 반대를 회원 행동 규범으로 명시하는데 이를 어기면 회원 자격 정지, 제명, 오스카상 수상 취소나 후보 자격 상실 등 징계를 내릴 수 있다. 과거 ‘미투’ 사건에 연루된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 배우 빌 코스비, 영화 감독 로만 폴란스키가 아카데미에서 퇴출된 바 있다. 스미스에 대한 징계 수위는 다음달 18일 이사회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