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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경찰, 5년 전 암살된 김정남 유족 찾는다


5년 전 말레시이아에서 암살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이복형 김정남의 유품을 돌려줄 유족을 찾고 있다고 말레이시아 경찰이 5일 밝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이날 완 카마룰 아즈란 완 유소프 말레이시아 세팡 지방경찰청 부청장은 전날 성명을 발표하고 “김철(피살 당시 여권상 이름)의 현금 등 유품을 넘겨주기 위해 유가족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어 “유품은 김씨 사망 뒤 현재 경찰이 보관 중이며 6개월 이내에 유가족이 나오지 않으면 고인의 모든 소지품은 말레이시아 재무부에 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정남이 피살 당시 사용했던 북한 여권 번호(836410070)도 함께 공개했다.

김정남은 사망 당시 1970년 6월10일 평양 출생의 김철이라는 이름의 위조 여권을 사용하며 해외를 떠돌았다.

구체적인 유품 목록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과거 재판 과정에서 경찰은 김정남의 가방에서 휴대전화 2대와 노트북(휴대용 컴퓨터) 등을 포함해 13만8000달러(약 2억원) 상당의 현금을 발견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해당 현금에 대해 당시 일본 언론들은 김정남이 피살 직전 말레이시아의 유명 휴양지 랑카위에서 미국 정보기관 관계자로 보이는 미국인 남성과 2시간 동안 접촉했고, 정보 제공의 대가로 달러화를 건네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말레이시아 경찰이 김정남의 유족을 공개적으로 찾으면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이 모습을 드러낼지 관심이 쏠린다.

김한솔은 김정남 피살 이후 반북단체 ‘자유조선’의 도움을 받아 미국으로 피신한 뒤, 미 연방수사국(FBI)의 보호 아래 현재 뉴욕주 인근에서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정남은 2017년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 공격을 받고 사망했다.

이후 말레이시아 검찰은 인도네시아 국적 여성 시티 아이샤와 베트남 국적의 도안 티 흐엉을 체포하고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두 여성은 리얼리티 TV용 몰래카메라를 찍는다는 북한인들의 말에 속았을 뿐 살해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2019년 3월 아이샤에 대해 아무런 혐의도 적용하지 않고 공소 전체를 취소해 석방했다. 말레이시아 법원도 흐엉에게 살인이 아닌 상해 혐의를 적용해 징역 3년 4개월을 선고했다. 흐엉은 그해 5월 감옥에서 석방돼 베트남으로 돌아갔다.

실제 두 사람에게 VX 신경작용제를 김정남의 얼굴에 바르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인 용의자 4명은 범행 직후 북한으로 도주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