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10일 오전 8시(현지시간‧한국시간 오후 2시)를 넘겨 동시다발적인 미사일 공격으로 건물과 차량이 파괴되고 사상자가 속출했다. 미사일은 어린이 시설인 놀이터에도 떨어졌다.
AP·로이터통신은 “시내 중심부에 여러 차례 폭발 있었다”는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텔레그램 메시지를 인용했다. 구체적인 피해 규모는 집계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경찰은 “키이우에서 최소 5명이 사망하고 12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그중 일부는 키이우 시내 공원의 놀이터 바로 옆으로 떨어졌다. 포격을 당해 움푹 파인 땅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그 주변의 시민들이 상황을 살피는 영상이 여러 트위터 이용자의 계정에 올라오고 있다. 같은 곳의 현장 사진은 로이터통신에서도 포착됐다.
키이우 시민들은 미사일이 상공을 가르는 소리, 최소 2~3차례 폭발음을 듣거나 피격 지점의 화염과 검은 연기를 목격하고 사진과 영상을 SNS에 올리고 있다. 시내에선 폭발음을 듣기 1시간여 전에 공습경보가 울린 것으로 알려졌다.
키이우를 타격한 미사일 공격은 크림대교 폭발 이틀 만에 발생했다. 크림대교 폭발에 대한 러시아군의 보복 공격일 가능성이 있다. 러시아 국가반(反)테러위원회는 모스크바 시간으로 지난 8일 오전 6시7분(한국시간 같은 날 낮 12시7분) 크림대교의 차량용 교량을 지나던 트럭에서 폭탄이 터졌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차량용 교량 일부가 무너지고 바로 옆 철도 교량에서 크림반도로 향하던 화물열차로 불이 옮겨붙었다. 크림대교 폭발은 1952년 10월 7일생인 푸틴 대통령의 생일 이튿날에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크림대교 공격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정계 인사와 국민 사이에서 푸틴 대통령을 향한 조롱이 SNS로 빗발쳤다.
푸틴 대통령도 우크라이나 영토였던 크림반도를 2014년 무력 병합한 뒤 건설해 2018년 5월 개통한 크림대교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뉴스채널 CNN은 지난 9일 “푸틴 대통령이 크림대교 폭발을 개인적 모욕으로 여기고 집요하게 보복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