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SNS를 통해 퍼진 사진 속 현수막에는 중국 정부의 강경한 ‘코로나 제로’ 정책 중단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공산당 지도자와 시진핑 국가주석 타도 등을 주장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총 4장의 현수막에는 ‘핵산검사(코로나 테스트) 말고 밥이 필요하다. 봉쇄 말고 자유가 필요하다. 거짓말 말고 자존심이 필요하다. 문화혁명 말고 개혁이 필요하다. 영수 말고 선거권을 요구한다. 노비 말고 공민이 돼야 한다(不要核酸要吃饭, 不要封控要自由, 不要谎言要尊严, 不要文革要改革, 不要领袖要选票, 不做奴才做公民)’고 붉은 글씨로 쓰여있다. 또 ‘독재자이자 나라의 도적인 시진핑을 파면하자’고 적혀 있기도 했다.
이 중 ‘영수 말고 선거권을 요구한다’는 부분은 16일 개막하는 20차 당 대회에서 시 주석이 ‘인민 영수’ 칭호를 얻는 것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이에 중국 네티즌들은 해당 사진을 공유하거나 혹은 이번 사건은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지지 의사를 밝히며 주동자의 용기에 찬사를 보내는 글을 적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의 인기 있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 웨이보에서는 현수막이 걸린 위치인 베이징시나 하이뎬구 해시태그가 포함된 게시물이 빠르게 차단됐다.
일부 네티즌은 트위터를 통해 사건 사진을 공유한 뒤 또 다른 중국 주요 플랫폼인 위챗에서 계정이 일시적으로 비활성화됐다고 말했다. 심지어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고가도로 구간 이름인 ‘사통다리’라는 제목의 노래도 온라인 음악 플랫폼에서 삭제됐다.
현재까지 누가 언제 현수막을 걸었는지는 불분명한 상태다. 경찰은 시진핑 3연임을 앞두고 이번 사건의 주동자를 찾기 위해 주변 지역을 탐문 수색 중이다.
경찰 수십명이 현수막이 걸렸던 고가도로 주변의 상점에 들어가 질문을 하고, 사안을 취재하던 기자들도 세 차례에 걸쳐 조사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수억명의 사람들을 봉쇄·격리한 중국 정부의 엄격한 코로나 유행 방지 정책은 곳곳에서 시위와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당 대회를 앞두고 방역 조치를 더욱 강화하고 지하철역마다 무장경찰을 배치하는 등 어느 때보다 삼엄한 경계를 유지하고 있다.
김은초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