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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와 ‘파스타’로 매년 70% 고속 성장…풀무원, 中 사업 가속화


지난달 31일 중국 베이징 동북쪽 핑구(平谷)구에 위치한 풀무원 제2공장. 지상 3층, 연면적 1만2146㎡(3674평) 규모의 2공장은 1층 전체가 전자동 생산 및 저온 유통(콜드체인) 시스템이 갖춰진 두부 제품 전용 생산 공장이다. 이곳에선 두부 생산 라인이 24시간 가동되고 있다.

풀무원은 기존 베이징 1공장에서 연간 1500만모의 두부를 생산해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광둥성 선전 등 주요 거점 도시에 공급해왔다. 이번에 2공장이 완공되면서 그보다 4배 많은 연간 6000만모의 두부를 중국 전역에 공급할 수 있게 됐다. 대신 기존 1공장은 냉장 파스타 생산량을 연간 4500만개에서 1억개로 늘려 중국 간편식 시장 대응에 주력할 계획이다. 풀무원은 추가 생산 기지로 상하이나 광둥성, 푸젠성 등 화남 지역을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해 전국 수송망을 안정적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풀무원은 2010년 베이징과 상하이에 중국 법인인 ‘푸메이뚜어 식품’을 설립했다. 당시만 해도 중국은 냉장 신선 식품의 불모지나 다름 없었다. 풀무원은 콜드체인에 기반한 냉장 가공 식품을 슈퍼마켓 체인과 할인점, 회원제 매장 등에 직접 납품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공략했다.

중국 사업이 처음부터 잘됐던 건 아니다. 통상 해외 사업을 시작하면 초기 투자 비용이 들기 때문에 10년 정도 적자를 볼 수밖에 없다. 여기에 2017년 사드(THAAD) 사태,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초대형 악재가 터졌다. 평소 한 달이면 받을 수 있던 이탈리아산 파스타 면이 넉 달이 지나서야 들어왔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봉쇄 정책 영향으로 다 만든 제품을 각지에 납품을 못 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사드 사태와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도 제품 생산이 멈춘 적은 없다고 한다.


풀무원이 중국 사업에 전기를 맞은 건 2019년쯤이다. 그동안 김치, 냉면, 떡볶이 위주였던 제품 구성을 두부와 파스타 등으로 바꾼 시점이다. 그전까지는 슈퍼마켓과 할인점에 주로 제품을 납품하다가 샘스클럽 등 회원제 매장, 알리바바 계열의 허마 등으로 판매망을 넓혔다. 마침 중국 젊은층의 소비 패턴도 중고가 편의 식품으로 옮겨갔다. 제품 구성과 영업 패턴, 중국 소비자들의 취향 3박자가 딱 맞아 떨어진 셈이다. 풀무원 중국 법인은 중국 진출 10년 만인 2020년 흑자 전환과 두 자릿수 영업 이익을 달성했다.


풀무원 중국 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5억 위안(840억원)을 넘어섰다. 두부 관련 제품 매출은 전년 대비 26%, 냉장 파스타 매출은 55% 뛰었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71%에 달한다. 두부 요리의 역사가 깊고 종류도 많은 중국에서 한국 식품 업체가 거둔 성과다.

중국 간편 가정식 시장은 수많은 신생 업체가 등장하면서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풀무원은 완전 조리 제품 비중을 늘리고 올해 연말 유기농 제품 생산을 시작해 성장세를 끌어간다는 방침이다. 풀무원은 2025년 매출 30억 위안(5745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