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이라면 무조건 우크라이나 피란민을 도와야 합니다.”
2일(현지시간) 체코의 소도시 멜니크에서 만난 위로슬라브 에르딩게르 멜니크체코형제복음교회 담임목사는 “피란민을 돕는 건 이웃을 사랑하라는 그리스도의 명령을 따르는 일”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피란민 사역은 성경의 가르침을 실천에 옮기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멜니크체코형제복음교회가 있는 멜니크는 체코 프라하에서 북쪽으로 35㎞ 떨어진 곳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 인구는 2만명 정도에 불과하고, 멜니크체코형제복음교회의 규모도 크지 않다. 이 교회의
멜니크시에 따르면 이 도시에 둥지를 튼 우크라이나 피란민은 500여명에 달한다. 특히 피란민 중 절반 가까이는 어린이나 청소년이다. 이들 중엔 휴전이 되더라도 곧바로 고국으로 돌아가길 꺼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 멜니크체코형제복음교회는 아이들을 위해 체코어 교육 과정을 개설·운영하고 있는데, 이유는 피란민 아이들이 체코에서 새로운 삶을 개척할 수 있게 돕기 위해서다.
이 교회에서 체코어 교육 수업은 매주 월요일~금요일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진행된다. 참가 인원은 총 15명이다. 교회에는 방이 2개 딸린 작은 숙소도 있는데 이곳엔 우크라이나 여성 2명과 아이 1명이 거주하고 있다. 에르딩게르 목사는 “이런 사역을 벌이는 게 하나님의 여정에 동참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자리에는 이 교회 사역자인 지드카 후루시코바와 멜니크 시청에서 일하는 수산나 실로바 교육문화국장도 동석했다. 실로바 국장은 “멜니크시는 피란민을 수용하기 위해 학교 기숙사나 호텔 등을 제공하고 있는데 교육 인프라가 피란민의 요구를 충족시키기엔 부족해 아쉬움이 크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멜니크(체코)=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