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NN은 31일(현지시간) ‘이태원 참사’에 대해 “(한국 당국이) 이태원 핼로윈 축제에 운집한 군중에 대해서 대응할 수 있는 지침이 없었다”면서 “(한국) 정부의 사고 대응과 비극이 발생하기 전 군중 통제가 부족했다는 점이 명백하게 나타났다”라고 평가했다.
CNN은 “몇몇 목격자와 생존자들은 상황이 악화하기 전까지 이 지역에서 경찰을 거의, 또는 전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CNN은 한국 경찰이 코로나19 이전보다 늘어난 137명의 인력을 배치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전례 없는 상황에 대한 ‘지침이나 메뉴얼’이 없다는 말을 되풀이했다”고 꼬집었다.
재난 관리 전문가 줄리엣 카옘은 CNN에 “이번 사태의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밝히기는 어렵지만 당국은 토요일 밤에 많은 인파가 쏟아져 나올 것을 미리 예측했을 것”이라며 “당국은 위험할 경우 사람들을 분산시킬 수 있도록 군중의 수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이태원 참사’가 막을 수 있었던 비극이었다고 보도했다.
NYT는 방탄소년단(BTS)이 한국에서 콘서트를 개최했을 때를 언급하면서 “(한국 경찰이) 군중이 통제를 벗어나지 않도록 세심한 계획을 세우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강조했다.
NYT는 “(그러나) 지난 29일에는 이러한 일(세심한 계획 아래의 통제)이 발생하지 않았다”라며 “경찰은 단 137명의 경찰 인력을 배치했고, 이들 대부분은 군중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성희롱이나 절도, 마약 등 범죄를 단속하라는 명령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NYT는 “경찰 스스로 군중이 얼마나 모일지는 아니더라도 많이 모일 것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NYT는 불과 몇 주 전 이태원에서 정부가 후원하는 지구촌 축제가 열렸을 때는 차량 통행이 금지됐고, 보행자를 안내하는 경찰 통제선이 있었지만, 지난 주말 핼러윈 축제 때는 이러한 조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이번 참사는 한국의 안전 대책의 빈틈을 보여준다”고 썼다.
WP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틀 전 용산구는 코로나 예방, 거리 청결, 식당 안전점검 및 마약류 사용 가능성에 대한 단속 등 대책을 내놨다”며 “그러나 약 10만명의 군중을 통제하기 위한 준비는 계획에서 누락됐다”고 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