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인근에서 1500기의 집단매장지가 최근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 길거리에서도 차도 옆 빼곡히 늘어선 무덤이 생겼다. 러시아군은 하루에 최소 1000명 이상의 전사자가 나오고 있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미국 상업위성업체 맥사(Maxar)가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지난 6월 말 이후 10월 중순까지 마리우폴 시내 인근 스타리 크림의 집단매장지 무덤 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마리우폴은 최대 격전지 중 하나로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최후의 항전’을 80일 넘게 벌인 곳이다.
영국 비영리기구 정보탄력성센터(CIR)는 전쟁이 시작된 2월부터 지금까지 만들어진 무덤의 개수를 공개했다. 이를 모두 합하면 마리우폴 시내에서 약 8㎞ 떨어진 스타리 크림 묘지에만 무려 1만200개의 무덤이 만들어졌다. CIR은 지난 2월 전쟁 후 4600기의 무덤이 만들어졌으며, 5월 12일까지 1700기가 새롭게 생겨났으며, 6월 29일까지 1400기, 10월 12일까지 1500기가 또다시 조성됐다고 밝혔다. 마리우폴의 폭파된 건물 잔해 속에 묻혀 있던 시신이 계속 발견되는 것이 무덤 수 증가의 부분적인 원인으로 보인다.
마리우폴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당국이 최근 몇 달 동안 시내의 파괴된 건물 잔해에서 시신들을 꺼내 운구하는 것을 봤다고 전했다. 스타리 크림 매장지 외에도 만후시, 비노흐라드네 등 집단 매장지가 조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타블로이드지 데일리메일은 전날 벨라루스 매체인 NEXTA의 트위터에 공개된 소름 끼치는 영상을 보도했다. 도로를 주행하는 차량에서 촬영된 영상에서는 무덤이 차도를 따라 빼곡히 들어섰고 커다란 깃발로 장식되거나 일부는 전사자로 보이는 사진이 걸려 있다.
한편, 우크라이나 정부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협상의 여지를 열어놓으라는 언지를 받은 지 며칠 지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대신 후임자와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의 장래 지도자와 대화할 용의가 있지만, 푸틴 대통령과는 협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교섭을 거부한 적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협상의 여지는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포돌랴크 보좌관은 대화의 조건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병력을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에게 그런 용의가 없다는 것이 명확한 만큼 “우리는 러시아 차기 지도자들과 협상하는 게 건설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