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대통령 집무실인 크렘린궁은 미국 중간선거 결과로 양국 관계를 개선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타스통신에 “미국 중간선거가 중요해도 양국의 중·단기적 관계에 미칠 영향을 과장할 필요는 없다”며 “이번 선거로 본질적인 것을 바꿀 수 없다. 러시아와 미국의 관계는 여전히 나쁘고, 앞으로도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일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상원은 집권 민주당과 공화당의 박빙으로 펼쳐지고 있다. 하원의 경우 공화당의 승리 쪽으로 판세가 기울었다. 이에 따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외 정책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공화당이 상원까지 장악하면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지원에도 소폭이나마 변화가 생길 수 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서 여론을 조작해 미국 중간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그런 주장을 듣는 데 익숙하다. 새로운 주장이 있어도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되받았다.
앞서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중간선거를 이틀 앞둔 지난 6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에 호의적인 민주당원을 공격하고 그 부당함을 전파하는 SNS 계정들을 소개하면서 러시아발 ‘댓글 부대’ 활동 의혹을 제기했다.
‘리코디드퓨처’ ‘그래피카’ ‘맨디언트’ 같은 사이버보안 관련 소셜미디어 분석업체는 ‘갭’ ‘팔러’ ‘게터’ 같은 미국의 보수 성향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계정 다수를 찾아냈다. 하지만 페스코프 대변인은 미국에서 언제나 주장해온 허위 사실이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미국 정부에서 전해진 핵 통제 협정 연장을 위한 양국의 협상 재개 가능성에 대해 “미국과의 대화를 거론하기에 이르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