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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네바다서 극적 역전… 상원 다수당 지켰다


미국 민주당이 애리조나주와 네바다주 상원 중간선거에서 승리하며 상원 다수당을 확정했다. 다음 달 조지아주 상원 선거의 결선투표까지 승리하면 상원 장악력은 집권 전반기 때보다 커지게 된다. 공화당은 최악의 인플레이션 위기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최고조에 이른 상황에서 상원 의석을 단 하나도 늘리지 못한 최악의 성적표를 받게 됐다.

CNN은 12일(현지시간) 오후 9시 현재 네바다주에서 96% 개표가 이뤄진 가운데 민주당 캐서린 콜테즈 매스토 후보가 48만1661표(48.7%)로 공화당 애덤 랙설트 후보(47만6679표·48.2%)를 제치고 승리를 확정했다고 보도했다.

랙설트 후보는 이날 오전까지 48.5%를 득표해 매스토 후보(48.4%)를 근소하게 앞섰다. 그러나 민주당 지지자들이 많은 우편투표가 개봉되면서 역전을 허용했다. 공화당은 선거 사기 의혹을 제기하며 지지자들에게 우편투표를 하지 말라고 권해 왔다.

전날 애리조나주에서도 마크 켈리 후보가 공화당 블레이크 매스터스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 민주당은 애리조나주와 네바다주 승리로 상원 의석 50석을 차지하며 다음 달 조지아주 결선투표 결과와 상관없이 과반을 유지하게 됐다. 조지아주에서 공화당이 승리해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캐스팅 보트를 행사할 수 있어 민주당이 상원 주도권을 갖게 된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네바다주 승리가 확정된 뒤 기자회견을 하고 “당의 승리이자 미국 국민의 승리”라고 축하했다. 그는 승리 요인으로 ‘훌륭한 후보자’, ‘민주당의 의제 및 성과’와 함께 반민주주의적 극단주의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공화당원에 대한 미국 국민의 거부를 꼽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심판론을 유권자가 공감했다는 의미다.

트럼프 전 대통령 책임론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 모린 다우드는 “조 바이든 대통령에 불만을 품은 많은 사람이 민주당에 투표했다. 이는 ‘트럼프 피로’가 마침내 시작됐다는 신호”라며 “공화당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유세를 자신의 대선 홍보로 사용했다고 비난한다”고 지적했다.

여론조사업체 유거브가 중간선거 직후인 지난 9~11일 공화당 지지자와 공화당 성향의 무당파 응답자를 대상으로 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는 42%로 트럼프 전 대통령(35%)을 눌렀다. 중간선거 결과에 대한 공화당 지지자들의 실망감이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에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을 극렬 지지하는 질 나쁜 인물을 대거 후보로 낙점해 압승을 거두지 못했다는 지적을 공화당 지지자들이 공감하고 있다는 의미다.

워싱턴포스트(WP)는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애리조나에 더 나은 후보가 있었다면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했을 수도 있다”며 “공화당이 트럼프당이 된 대가를 치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