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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잡고 허공에 대롱대롱”…라쿤까지 약탈 [영상]


세탁기, 전자제품, 문화유산 등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약탈을 감행해온 러시아군이 헤르손시 동물원에 있던 동물들까지 훔쳐간 것으로 드러났다. 우크라이나 남부 전략적 요충지인 헤르손은 최근 러시아군이 퇴각한 지역이다.



앞서 지난 13일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도 러시아군이 헤르손시 동물원에서 라쿤 7마리와 암늑대 2마리, 공작새, 라마, 당나귀 등의 동물을 훔쳐 러시아군이 점령 중인 지역으로 이송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공개된 영상 속에서 러시아군은 움직이지 않으려는 라마를 승합차의 강제로 밀어 넣었다.

더구나 필사적으로 도망가는 라쿤의 꼬리를 맨손으로 잡아채는 모습에 논란이 커졌다. 영상 속에서 러시아 병사는 허공에서 발버둥치는 라쿤을 케이지에 휙 던져 넣었다.

영국 일간 데일리 익스프레스는 동물들은 크림반도에 있는 동물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보도했다. 해당 영상에 크림반도 소재의 동물원 소유주 올레그 주브코프가 등장한다는 점에서다.

주브코프는 러시아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동물 약탈이 아닌 ‘일시적 피란’”이라고 주장했다. 헤르손에서 동물들을 이송한 것은 일시적인 대피며 인도주의적인 의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라쿤과 늑대 등의 동물들은 넓은 사육 시설이 갖춰진 더 좋은 곳에서 생활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침략자들은 헤르손에 있는 갤러리의 그림부터 박물관의 골동품, 도서관의 역사 문서들까지 모든 걸 약탈했다”며 “하지만 동물원에서까지 라쿤을 훔치면 라쿤은 죽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달 초 우크라이나 다른 지역에서는 러시아군이 철수한 뒤 동물원 곳곳에서 동물 잔해가 발견되자 보급이 끊겨 궁지에 몰린 러시아군이 동물을 잡아먹었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 지방 당국은 낙타 2마리, 캥거루 1마리, 새끼돼지 몇 마리, 새와 늑대들이 살해됐다고 밝혔다.

한편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헤르손에서 퇴각한 후 러시아 내부에서는 군부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이날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는 러시아군의 헤르손 철수를 ‘전쟁 종막의 시작’이라고 지칭했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