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폴란드 영토에 러시아 미사일이 떨어진 사건에 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의 소행”이라면서 “매우 심각한 긴장 고조” 상황이 됐다고 우려했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통해 “오늘 러시아 미사일이 폴란드, 연합국의 영토를 타격해 사람이 죽었다”면서 이같이 비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에 따르면 폴란드에 미사일이 떨어졌던 시간 즈음 우크라이나 내에서 러시아군이 대대적인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여러 도시에 미사일 85발이 쏘아졌으며 대다수는 전력 기반시설을 겨냥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폭격의 결과로 2개 발전소의 원자로 다수가 자동적으로 가동이 중단됐으며 이로 인한 (피해) 규모를 계산 중이다. 적들은 그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소셜미디어에 별도의 글을 올려 러시아의 무차별 미사일 공격으로 “약 1000만명의 우크라이나인이 정전 상태에 빠졌고, 현재까지 이 중 800만명에 대한 전력 공급이 재개됐다”면서 전력망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인에 대한 이러한 인종청소 행위로 내 평화계획에 화답한 것은 (15일부터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를 따질 것으로 전망되는) 주요 20개국(G20)과 세계에 대한 냉소적 모욕”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폴란드 라디오방송 ZET는 러시아에서 발사된 것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2발이 폴란드 동부 프르제워도우 마을에 떨어져 2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 마을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4마일(약 6.4㎞)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나토를 비롯해 서방 각국은 긴장고조를 목적으로 한 러시아의 의도적 도발인지, 단순한 오발인지에 촉각을 세우는 모양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통화했다고 전하면서 “나토는 상황을 모니터링 중이며 동맹들이 긴밀히 상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사실이 확립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럽연합(EU) 지도부도 잇달아 우려를 표명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트위터에서 “우크라이나 도시에 대한 러시아의 대규모 미사일에 이은 폴란드에서의 폭발 보도에 놀랐다”면서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친구들에게 가장 강력한 지지와 연대의 메시지를 전한다”고 적었다.
샤를 미셸 EU 이사회 상임의장도 “미사일 혹은 다른 탄약이 폴란드 영토에서 사람들을 숨지게 했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애도를 표하고 “인도네시아 발리 G20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지도자들에게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조정회의를 하자고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은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나토 회원국이 러시아의 폴란드 공격과 관련해 즉각 정상회담을 소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공군이 발사한 미사일이 폴란드에 떨어진 것이라는 음모론을 내세우고 있다. 이건 사실이 아니다. 누구도 러시아 선전전에 넘어가거나 그런 메시지를 증폭시켜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트위터에서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