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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은 고통·절망의 시간… 美,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24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공화당 안팎의 중간선거 고전(苦戰)에 대한 책임론에도 그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며 출마를 강행했다. 다른 대선 잠룡들도 당내 입지 다지기에 나서며 미 정치권은 조기 대선국면 전환을 예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자택 마러라고에서 “미국을 다시 영광스럽고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오늘 밤 대선 입후보를 발표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방선거위원회(FEC)에 2024년 대선 출마를 위한 서류도 제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 앞에서 “2년 전 내가 퇴임했을 때 미국은 황금기를 맞이할 준비가 돼 있었다. 바이러스가 강타했을 때 나는 단호한 조치를 했고 미국의 많은 생명과 경제를 구했다”고 말했다. 또 “당시 중국은 휘청거리고 있었고, 북한은 단 한 발의 장거리 미사일도 발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 통치 아래 지난 2년은 고통과 근심, 절망의 시간이었다. 우리는 이제 쇠퇴하는 국가”라며 인플레이션, 이민자 문제, 범죄율 등을 지적했다.

그의 조기 출마 선언은 당내 지지세를 과시해 비판론을 잠재우고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나 글렌 영킨 버지니아주지사,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등 다른 주자를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 깔려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조기 출마 선언이 1·6 의회 난입 사건 등 여러 수사에서 자신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른 디샌티스 주지사에 대한 경계를 높이고 있다고 본다.

폴 크루그먼 NYT 칼럼니스트는 “많은 후원자가 디샌티스 주지사를 중심으로 집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공화당 엘리트들은 트럼프가 자신들의 큰 문제라고 결정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최근 공화당원을 상대로 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압도하며 몸값을 올리는 중이다.

여론조사기관 CWS 리서치가 텍사스주 공화당과 무당파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43%의 지지율로 트럼프 전 대통령(32%)을 앞섰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이날 한 지역 행사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이 인기가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선거 결과는)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당파 유권자들이 우리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는다. 그게 문제”라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에둘러 비판했다.

한편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인 케빈 매카시 의원은 이날 당내 하원의장 후보 경선에서 앤디 빅스 의원을 ‘188표 대 31표’로 이기고 차기 의회의 공화당 하원의장 후보로 선출됐다. 공화당이 내년 1월 출범하는 다음 하원에서 사실상 다수당을 예약한 상태여서 그가 권력 서열 3위인 하원의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