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유권자의 이목이 가장 집중된 지역 가운데 하나가 조지아주였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력한 지원을 받은 허셸 워커 공화당 후보와 침례교 목사 출신의 라파엘 워녹 현 상원의원의 승패에 따라 연방상원의 지형이 달라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선거 직전 여론조사에선 워커 후보가 2~4% 앞섰지만 실제 선거에선 워녹 의원이 4만여표 차, 0.5% 포인트 차이로 1위를 차지했다. 과반을 득표하지 못하면 결선투표를 치러야 하는 조지아주 헌법에 따라 두 사람은 내달 8일 한 차례 더 대결한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주요 언론은 워녹의 승리를 예상한다.
과거 조지아주는 도시보다 농촌, 전문직보다 근로자계층, 유색인종보다 백인이 더 많은 전형적인 남부로, 각종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가 늘 승리했던 곳이다.
하지만 2020년 대선 때부터 이 기조는 완전히 달라졌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긴 것이다. 지난해 1월 연방 상원의원 결선에선 민주당이 독식했고, 이번 중간선거에선 하원 선거에서도 5명의 당선자를 배출했다.
NYT는 이런 조지아주의 ‘블루 웨이브’(민주당 바람)에 대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인구 구성이 완전히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선거에서 조지아주 최대 도시인 애틀랜타와 주변 외곽 도시를 포함한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의 민주당 지지율은 최저 60%에서 최대 80% 이상을 기록했다. 400만명의 인구를 가진 메트로 애틀랜타는 최근 고학력·전문직·중산층 이상 백인 및 아시아계가 서부 캘리포니아, 동부 매사추세츠·뉴욕 등지로부터 대거 이주했다.
신문은 “젊고 유능하며 온건·중도 성향을 가진 이들이 조지아주의 보수 성향을 180도 바꿔놨다”면서 “이번 선거를 기점으로 이곳을 ‘레드 스테이트’(공화당 지배 주)나 ‘스윙 스테이트’가 아니라 뉴욕 같은 ‘블루 스테이트’(민주당 지배 주)로 분류해야 할지 모른다”고 전했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