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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화웨이’ 틱톡…美 전역서 사용금지·수사·소송

미국 각 주정부들이 대표적인 중국 동영상 공유 플랫폼인 틱톡의 사용 규제 조치와 정보 유출 수사, 소비자 기만 소송에 나서고 있다. 사용자 동의없이 개인정보 등을 중국 기관에 넘기고 미국 국가안보 및 정보기관에 비밀리에 접근한 사실이 드러나 퇴출됐던 중국 스마트폰업체 화웨이의 전철을 밟고 있는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7일(현지시간) 토드 로키타 인디애나주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이 틱톡을 상대로 주정부 차원의 사용제한 및 벌금을 요구하는 형사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로키타 장관은 소장에서 “틱톡이 중국 정부가 해당 플랫폼을 통해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사용자들에게 숨겨 미국 소비자보호법을 어겼고, 10대 사용자들에게 음란한 성적 동영상과 마약 복용, 음주 등 부적절한 콘텐츠가 노출되도록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법원에 “위반 건수당 최대 5000달러의 벌금 부과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이어 로키타 장관은 “틱톡은 양털을 뒤집어쓴 늑대”라며 “중국 정부와 공산당이 미국인 사용자들의 데이터에 접근해 손쉽게 이를 확보하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인디애나주검찰은 이와는 별도로 틱톡이 사용자들의 위치정보와 개인정보를 이용해 민감한 국가안보 정보에 접근, 이를 통해 확보한 정보들을 중국 기관에 넘기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수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WSJ와 뉴욕타임스(NYT), 로이터통신 등 미국 언론들은 그렉 애보트 텍사스주지사와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타주지사가 지난 주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주정부 산하 기관들의 틱톡 사용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행정명령은 주정부가 직접 소유하거나 임차한 장비에서 틱톡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애보트 주지사는 주정부 기관들에 보낸 서한을 통해 “틱톡은 이용자의 장비에서 인터넷 활동에 관련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잠재적으로 민감한 정보를 중국 정부에 제공한다”고 밝혔다.

사우스다코타주 관광부는 6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틱톡 계정을 삭제했고, 주 공영방송사도 여기에 동참했으며, 6개 공립대학들은 금명간 구체적인 시행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바로 전날엔 래리 호건 메릴랜드주지사가 틱톡을 포함한 중국 및 러시아 정보기술(IT) 제품의 사용을 금지하는 ‘비상 사이버안보 명령’을 내놨다. 주정부 네트워크에서 틱톡 등에 아예 접근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조치다.

WSJ는 위스콘신주 공화당 소속 주의원들도 토니 에버스(민주) 주지사에게 서한을 보내 주정부 사용 기기에서 틱톡 사용 금지 명령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앞서 5일엔 핸레 맥매스터 사우스캐롤라이나주지사가 같은 차단 조치를 취했고, 아칸소주 주의원들은 내년부터 틱톡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주의회에 제출한 상태다.

각 주의 조치들은 일반 주민의 틱톡 사용까지는 금지하지 않는다. 공무원들과 공공기관 종사자들도 개인 디바이스에서는 틱톡을 계속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워싱턴 정가에서 틱톡의 보안유출 문제에 대한 초당적 우려가 확산되면서 전면적인 사용금지 법안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마르코 루비오(공화·플로리다) 상원의원을 비롯한 공화당 의원들은 미국 전체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있으며, 민주당 소속의 마크 워너(버지니아) 상원의원도 금지 법안을 지지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WSJ는 “워싱턴 정치인들은 틱톡 모회사인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가 미국인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중국 정부에 넘기거나 여론 형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염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