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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부 시위 참여’…이란 축구선수도 사형 선고 ‘충격’


이란 정부가 반(反)정부 시위에 참여한 축구선수 아미르 나스르 아자다니(26·트랙토르)에게 사형을 선고한 사실이 전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

13일(한국시간) 이란 반정부 성향 매체 이란와이어는 프로축구 선수 아자다니가 사형 선고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아자다니는 지난달 17일 반정부 시위 도중 벌어진 에스마일 체라기 대령 사망사건에 가담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앞서 이란 국영방송 IRIB는 지난달 20일 체라기 대령 살해 혐의로 기소된 3명의 자백 영상을 공개하며 이들이 이스파한에서 체포됐다고 밝혔다. IRIB는 피고인들의 실명은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SNS를 통해 이들의 신원이 공개됐는데, 이 가운데 아자다니가 포함됐다.

이란와이어는 자백 영상이 강제된 것이며 아자다니는 살해사건에 어떠한 역할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아자다니는 이슬람 혁명수비대(IRGC) 등이 살해된 지역의 반정부 시위는 참여하지 않았다며 현장에서 몇 시간 동안 구호를 외치기만 했었다고 설명했다.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도 나섰다. FIFPro는 13일 공식 트위터 계정에 “충격적인 소식”이라며 “이란 축구선수 아자다니가 사형에 처할 위기에 놓였다”고 알렸다. 이어 “아자다니는 이란 여성의 자유와 권리를 공개적으로 옹호한 혐의로 체포됐다”며 “그를 향한 부당한 처벌이 즉시 철회될 수 있도록 함께 싸울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란 정부는 운동선수들의 의사 표현도 억압한 바 있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에 나섰던 이란 선수들은 이란 정부의 탄압에 저항하는 의미로 국가를 제창하지 않았는데, 일각에선 선수들의 이러한 행동이 추후 더 큰 탄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한편 이란 당국은 이날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마지드레자 라흐나바드(23)를 공개처형했다. 처형 방식은 잔혹했다. 라흐나바드는 손발이 묶이고 머리에 검은 봉지를 쓴 채 공사용 크레인에 매달려 교수형을 당했다. 이란 사법부가 운영하는 미잔통신은 그 과정을 모자이크 처리 없이 그대로 보도했다.

이란의 무분별한 사형선고에 국제사회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12일 기준 반정부 시위 참가와 관련해 이란인 27명에게 사형이 선고됐고, 약 1만4000명이 구금됐다. 일각에서는 아자다니에 대한 사형도 조만간 집행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미 국무부는 “이란 정부를 강력하게 비판한다”며 “공개처형은 이란 국민을 위협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