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수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지수가 지난 4~5월 ‘상하이 봉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산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증가했으나 크게 둔화됐다. 향후 중국 경제는 ‘위드 코로나’에 따른 코로나19 감염자 폭증으로 더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5일 11월 소매판매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5.9%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0.5%를 기록했던 지난 10월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시장 전망치였던 -3.7%보다도 낮다. 두 달간 상하이를 전면 봉쇄하면서 경제가 얼어붙었던 4월(-11.1%)과 5월(-6.7%)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소매판매 감소는 지난 10월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 전후로 유지된 강력한 방역 정책이 11월에도 이어진 탓으로 보인다. 국가통계국은 의류·신발·섬유제품·가전제품·통신기기 등의 매출이 모두 두 자릿수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11월 산업생산 증가율이 2.2%를 기록하면서 5.0%였던 10월보다 더 하락했다. 시장 전망치인 3.6%보다 낮은 수치로 9월(6.3%) 이후 둔화세가 이어지고 있다. 제조업 동향을 반영하는 산업생산은 고용과 평균소득 등의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경제 부진에 실업률도 증가했다. 11월 도시에서 조사한 실업률은 5.7%로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청년세대(16~24세) 실업률은 17.1%로 10월(17.9%)보다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평균 도시 실업률의 3배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정점을 지나기 전까지는 경기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당국이 지난 4일 사실상 ‘위드 코로나’를 선언한 이후 확진자는 폭증 추세다.
레이먼드 양 호주뉴질랜드은행(ANZ)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통신에 “중국이 방역 규제 완화 후 첫 번째 ‘감염 웨이브’를 겪으면서 12월 상황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상하이 봉쇄 이후 회복이 오래가지 못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3%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