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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집값·임대료 동반 하락…내년 초 인플레 지표 반영


미국에서 주택가격과 임대료 동반 하락이 목격됐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 영향이 부동산 거래 시장에 본격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주거비 하락이 내년 초부터 소비자 물가 지표에 반영돼 인플레이션 수치를 떨어뜨릴 것으로 전망했다.

17일(현지시간) 부동산 업체 질로우에 따르면 11월 미 주택가격은 전월 대비 0.2% 하락했다. 산호세(-3.3%), 롤리(-2.5%), 피닉스(-1.6%) 등 이전 급등 지역의 하락폭이 컸다.

주택 구매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매물 거래 시간도 길어지고 있다. 매물이 등록된 이후 판매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22일로 지난해(평균 11일)의 2배로 늘었다. 구매자 우위 시장이 서서히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질로우에 따르면 10월 판매 주택의 50%가 최초 매물 가격보다 싼값에 거래됐다.

11월 신규 매물은 전년 동월 대비 25.4%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며 시장이 얼어붙었던 2020년 4월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질로우는 “지난 10월 평균 모기지 금리는 6.90%로 20년 만에 최고치에 도달해 주택 판매를 억제했다”며 “주택 가격은 지난여름부터 시작한 완만한 내림세를 재개했다”고 설명했다.


임대료 시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질로우는 지난 11월 ‘관찰 임대료 지수’가 전월 대비 0.4%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관련 지수를 산출한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11월은 임대시장 비수기여서 통상 가격이 하락하지만, 그 수준은 0.1% 수준이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1.3%), 텍사스주 오스틴(-1.2%), 워싱턴주 시애틀(-1.1%), 캘리포니아주 산호세(-1.1%), 뉴욕주 뉴욕시(-1.0%)에서 월간 하락률이 가장 가팔랐다.

전년 동월 대비 임대료 증가율도 8.4%로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전년 동월 대비 임대료 증가율은 지난 2월 17.1%로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서서히 하락해 왔는데, 지난달 그 절반 수준까지 줄어든 것이다.

질로우는 “더 많은 사람이 룸메이트나 동거 가족을 두 배로 늘리고 있다”며 “이는 임대 매물 공실률을 높이면서 임대료 인상을 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대료 가격의 하락은 인플레이션 지표 개선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주거비는 대체로 소비자물가지수(CPI)의 30~40%, 개인소비지출(PCE) 지수의 15% 이상을 차지한다. 제프 터커 질로우 수석 분석가는 “임대료 하락은 2023년 3월부터 인플레이션 공식 지표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