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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전쟁 끝낼 평화회의 열자”…러시아 “오늘의 현실 고려해야”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내년 2월 러시아와의 전쟁을 끝내기 위한 평화 정상회의를 개최하자고 밝혔다. 평화 정상회의는 우크라이나가 언급했던 ‘종전을 위한 3단계 평화계획’의 최종 단계에 해당한다.

그러나 쿨레바 장관은 러시아가 먼저 전범 재판소에 기소되어야만 러시아를 평화 정상회의에 초대할 수 있다고 밝혀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6일(현지시간) 쿨레바 장관이 이날 인터뷰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중재자로 삼아 내년 2월 말까지 유엔에서 글로벌 평화 정상회의를 개최할 뜻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그는 “모든 전쟁은 외교적 방식으로 끝난다”며 “전쟁터와 협상 테이블에서 취한 행동의 결과로 전쟁은 끝난다”고 말했다.

이어 “유엔은 특정 국가에 호의를 베푸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데 가장 좋은 장소가 될 수 있다”며 “이것은 정말로 모든 사람을 참여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중재자로 삼으려는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역할에 대해서는 “그는 효율적인 중재자이자 협상가이며 원칙과 정직성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했다”며 “우리는 그의 적극적인 참여를 환영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평화회의의 실현 가능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쿨레바 장관은 평화회의에 러시아 초대 여부를 두고는 전쟁범죄에 대한 단죄가 우선이라고 했다. 그는 “러시아가 국제 재판소에서 전범으로 기소되는 것이 먼저”라며 “이 방법으로만 그들이 이 절차에 초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러시아가 협상론을 제기한 것에 대해서는 “그것은 진실이 아니다”라며 “그들이 전장에서 저지르는 모든 일이 그들의 말과 정반대임을 증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국영방송 로시야-1과 인터뷰에서 “우리의 목표는 전쟁의 쳇바퀴를 돌리는 게 아니라 전쟁을 끝내는 것”이라며 “종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고, 이는 빠를수록 좋다”고 말했는데, 이를 우크라이나가 일축 한 것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제안하는 평화회의에 참가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리는 우리 자신의 조건에만 따른다. 그리고 상식에만 따른다”며 우크라이나 측 제안을 거절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평화 협상은 ‘절대로 무시해선 안 될 오늘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돈바스 등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점령을 받아들여야만 협상에 임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