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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쇄 2주째 상하이…주민 불만 확산에 고속도로 폐쇄돼 물류 대란 조짐


지난달 28일 시작된 중국 ‘경제 수도’ 상하이시 봉쇄가 10일로 2주째 이어지면서 2500만 주민들의 불만이 폭발 직전에 이르렀다. 당장 먹을 것이 떨어져 곳곳에서 주민과 방역 요원간 실랑이가 벌어지고 인근 고속도로 일부가 통제돼 물류 대란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상하이시 당국은 유언비어를 유포해 사회 혼란을 일으키는 자들을 엄하게 처벌할 것이라며 입단속에 나섰다.

상하이시 방역 당국에 따르면 9일 하루 코로나19 감염자는 2만4943명으로 또 다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중 95% 이상이 무증상 감염자다. 방역 전문가들 사이에선 증상이 없거나 경미한 사람들까지 시설 격리할 필요는 없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중국 당국은 자가 격리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상하이시는 이날 방역 업무 브리핑에서 “주민 전체 핵산 검사를 계속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단계별 방역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우리는 조금의 느슨함도 허용하지 않고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해 제로 코로나를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방역 업무 소홀을 이유로 관련 간부 3명을 면직 처리했다.

상하이 인터넷정보판공실은 “공안부와 협력해 인터넷상에 유언비어를 조성, 유포하는 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것”이라며 “그들을 끝까지 추적해 엄하게 처벌하겠다”고 경고했다. 앞서 상하이시 공산당위원회는 30여만 당원에게 “전염병과의 싸움에 대한 전반적인 상황을 폄훼하고 방해하는 모든 종류의 행위에 맞서 싸워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봉쇄 장기화에 따른 불만이 시진핑 체제에 대한 비판으로 번질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당초 상하이시 정부 발표대로 4일 봉쇄를 예상했던 시민들은 당장 먹을 것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교민은 “같은 단지에 사는 사람들끼리 식료품을 공동구매하려 해도 배송 등의 문제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상하이를 비롯해 저장·산시·허베이·허난·산둥·랴오닝성 등 10여개 지역의 고속도로가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봉쇄돼 화물차 운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중국 SNS에선 통행 불가 고속도로를 표시한 지도가 등장해 곧 물류 대란이 벌어질 것이란 소문이 돌기도 했다. 중국 교통 당국은 “10여개 성의 고속도로가 전부 폐쇄된 것이 아니라 통행량이 적은 일부 구간을 폐쇄한 것”이라며 “방역 업무와 효율적인 인력 배치를 위해 일부 요금소 운영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교통운수부는 전날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되 도로 교통망과 비상수송로, 생활 물자 보급로 등 3개 통로를 유지할 것을 당부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는 지난 8일 상하이 주재 공관에서 일하는 자국 공무원과 가족의 자진 출국을 허용했다. 또 중국 여행 경보 3단계(여행 재고)를 발령하면서 “현지 법률의 자의적 집행과 제약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중국 외교부는 자의적 방역 집행이란 표현에 발끈했다. 자오리젠 외교부 대변인은 문답 형식의 입장문을 내 “우리는 미국이 중국의 방역 정책을 이유 없이 비난한 데 대해 강렬한 불만과 결연한 반대를 표명하며 미국에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또 “중국의 방역 정책은 과학적이고 효과가 있다”며 “우리는 상하이 등 지역에서의 코로나19 발병을 이겨낼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다”고 강조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