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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소비자물가지수 8.5%…41년 만에 최대폭 상승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8.5% 포인트 상승했다. 1981년 이후 41년 만에 최고 수준 상승폭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시작된 에너지와 식량 가격 상승이 본격 데이터에 적용되면서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렸다.

미 노동통계국은 12일(현지시간) 지난 3월 CPI가 전년 동기 대비 8.5% 상승했다고 밝혔다. 전문가 전망치(8.4%)도 웃돌았다.

휘발유, 주택, 식품 가격의 폭등이 수치 상승을 이끌었다. 에너지 지수는 32% 상승, 식품 지수는 8.8% 상승폭을 기록했다. 항목별로는 휘발유 가격은 48%, 디젤 등 연료유 가격은 70.1% 폭등했다. 전기(13.5%), 가스 21.6(%) 등도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소비자물가도 6.5% 상승을 기록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푸틴의 물가 인상으로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엄청나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러시아의 부당한 침공으로 인한 석유와 가스 비용 급증의 영향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 CPI는 지난 2월에도 7.9% 오르면서 40년 최대치 기록을 세웠다.

경제학자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가 복합 위기를 겪고 있다고 우려했다.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의 침공, 치솟는 유가, 중국의 봉쇄, 공급망의 추가 혼란, 임금 상승 가속화, 노동자 부족 등 인플레이션을 초래하는 이벤트가 뒤죽박죽 섞인 추한 상황이 될 것”이라며 “지금보다 더 높은 인플레이션을 겪은 적이 있는지 상상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이언 디즈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이날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상승, 추가적 공급망 문제와 씨름하면서 미국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높은 인플레이션 수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물가 압력을 낮추기 위해 금리를 계속 높여야 한다는 압박을 가중했다”고 보도했다. 연준은 지난 3월 팬데믹 이후 처음 0.25% 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5월부터는 0.5% 포인트 수준의 빅스텝 인상이 실현될 가능성도 커졌다.

연준 내 대표적 비둘기파로 꼽히는 찰스 에번스 시카고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전날 연설에서 “5월 0.5% 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이 매우 크다. 중립 금리(연 2.25~2.5%)에 도달하는 걸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