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멕시코, 캐나다 등 북미 3국이 첨단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등 경제 분야 공급망 강화를 위해 지역 경제 통합 수준을 높이기로 합의했다. 3국은 올해 반도체 포럼 구성을 합의하고 올 상반기 첫 회의를 열기로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멕시코에 반도체 핵심 기술 부품 공급을 늘리기 위한 새로운 정책 제정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반도체 생산 공급망의 축을 아시아에서 북미로 이전하려는 노력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과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10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에서 제10차 북미3국 정상회의를 하고 반도체의 북미 대륙 내 생산 확대를 합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3국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공급망과 중요 광물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미래 기술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특히 ‘반도체과학법’에 근거해 미국·멕시코 국경 인근에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를 촉진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적극 도입하기로 했다.
앞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지난해 9월 멕시코에서 고위급 경제대화를 개최하고 반도체, 전기차 분야 등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경제협력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양국은 당시 멕시코 북부에 있는 중요 광물 리튬 매장지에 생산 시설을 구축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핵심 관계자를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 오브라도르 대통령과 양자회담에서 반도체 등 경제 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양국 고위급 협의체 구성을 합의했다”며 “협의체 구성 논의는 진행 중이지만,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이 참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캐나다, 멕시코와 3국 반도체 포럼 구성도 합의했다. 첫 회의는 올 해 초 개최하기로 했다. 백악관은 이 포럼에 대해 “전자제품, 자동차, 군수용품 등 반도체가 있어야 하는 모든 분야를 망라해, 관련 부품 제조 및 투자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며 “행정부와 산업계 고위급이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북미 3국은 각자의 취약점 보완을 위해 반도체 공급망 지도를 재구성하는 방안도 합의했다.
블룸버그는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 제조를 아시아에서 북미로 옮기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백악관은 또 “중요 광물 자원과 매장량에 대한 세부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북미 중요 광물 자원 매핑을 확장한다”며 “각국 지질조사국이 자료를 공유하고 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3자 간 워크숍을 조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북미 국가들은 아시아에 대항하기 위해 공급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아무도 제멋대로 우리를 붙잡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3월 캐나다를 방문해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경제협력 등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