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 시스템 오류로 11일(현지시간) 오전 미 전역에서 항공기 운항이 3시간여 동안 마비되면서 대혼란이 빚어졌다. 백악관은 현재까지 사이버 공격에 대한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항공국(FAA)은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노탐(NOTAM) 시스템에 장애가 생겨 이를 복원하는 오전 9시까지 모든 국내선 항공편 운항에 대해 중단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노탐은 조종사들에게 이륙 전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항공 임무 통지 시스템이다.
FAA는 이어 오전 9시를 기해 항공기들의 이륙을 허가했다. 앞서 8시 30분쯤에는 “복구에 진전이 있었다”며 일부 공항에서 이륙이 재개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비행 추적 웹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동부 표준시 오전 8시 30분까지 3700편 이상의 항공편이 지연됐고 640편 이상이 취소됐다.
백악관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관련 문제에 대해 보고받았으며 사이버 공격의 증거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항공기는 여전히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으나 이륙하는 것은 지금 안된다”고 말했다. 또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과 통화했으나 교통부도 원인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부티지지 장관은 트위터에서 “FAA와 연락을 취하고 상황을 모니터링 중”이라고 말했다.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은 모든 국내선 항공편을 일시적으로 연기했으며 FAA로부터 자세한 내용을 확인한 뒤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아메리칸항공은 성명에서 “운항 차질과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협조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항공기 운항 지연·취소로 이용객들은 공항이나 비행기 내에서 오랜 시간 대기해야 했다. 영국 런던 히스로공항에서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포트워스 국제공항으로 향하는 아메리칸항공 비행기에 탑승했던 샤브람 아미니씨는 CNN에 “우리는 지연이 있다는 것을 통보받았지만 비행기에 탑승했으며 비행기 안에서 약 3시간 동안 대기했다”고 전했다.
백재연 기자,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