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M1 에이브럼스 탱크 지원을 승인할 방침인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의 레오파드2 지원을 끌어내려는 조치다.
AP통신은 미 행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조 바이든 행정부가 M1 에이브럼스 탱크를 우크라이나로 보내는 것을 승인할 태세를 갖췄다”며 “결정은 이르면 25일 발표될 수 있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만 이 관리는 “탱크가 실제 인도되기까지는 몇 달 또는 몇 년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번 주 내 M1 에이브럼스 탱크 지원에 대한 공식발표가 이뤄질 수 있다고 전했다.
M1 에이브럼스는 독일의 레오파드2와 함께 서방 국가들의 주력 전차다. 당초 미국은 M1 에이브럼스가 운용과 보수가 까다로워 우크라이나군이 당장 사용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지원에 부정적이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도 최근 “우크라이나는 전차를 수리하거나 유지할 수 없다. 감당하기 어려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서방국가들에 레오파드2 지원을 요청해 왔다. 이를 보유하고 있는 폴란드, 핀란드, 덴마크가 지원 입장을 밝혔지만, 제조국인 독일이 제3국 수출을 승인하지 않아 지원이 이뤄지지 않았다. 독일은 확전을 주도하는 모양새에 부담을 느껴 미국이 M1 에이브럼스를 함께 지원하는 방식을 요청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우크라이나에 레오파드2 전차를 지원하기로 결정했고, 이를 보유한 다른 국가들도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수 있도록 재수출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도 이날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결정을 준비하고 있으며 조만간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행정부 관계자도 “미국의 지원 발표는 레오파드2 전차를 우크라이나로 보내려는 폴란드 요청을 승인하는 독일 발표와 일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레오파드2 운용 방법이 비교적 간단하고, 연료 소비도 효율적이어서 우크라이나에 즉각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레오파드2에는 120㎜ 활강포와 7.62㎜ 기관총이 장착돼 있고, 최대 시속 70㎞로 달릴 수 있다. 우크라이나도 자국 병력이 탱크로 무장하면 동부에서 러시아군 방어선을 뚫고 영토 탈환전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원) 논의는 반드시 결정으로 마무리돼야 한다. 이는 테러리스트에 대한 우리 국방력을 실질적으로 강화할 조치”라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