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동딸이 죽고 내가 가진 모든 눈물을 흘렸네요. 더 이상 흘릴 눈물도 없어요.”
우크라이나 키이우 인근 마을 부차에서 숨진 채 발견된 카리나 예르쇼바(23)의 모친은 13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딸의 장례식장에서 엄마는 딸의 마지막 모습을 보고 싶어 관 뚜껑을 열려고 했다. 카리나의 양아버지인 안드리 데레코(41)는 그런 아내를 막으려고 애썼다.
데레코는 “딸이 가까운 거리에서 총을 맞았다. 머리의 절반이 사라진 상태였다”고 말했다.
데레코는 아내가 딸의 시신을 보고 충격을 받을까봐 시신을 보지 못하게 말렸다.
우크라이나 경찰은 데레코에게 “예르쇼바가 폭력적으로 살해당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녀가 살해된 방식이 너무 끔찍하다는 이유로 구체적인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예르쇼바는 러 군인들로부터 고문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예르쇼바의 사진을 확인한 텔레그래프는 그녀의 손이 그을리고 뼈가 드러나는 등 시신이 훼손된 상태였다고 보도했다.
예르쇼바는 다리와 팔에 총상을 입었는데 다리에 지혈대를 두른 모습으로 발견됐다.
예르쇼바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 가족과 떨어져 초밥집에서 일하면서 부차에서 친구와 함께 살고 있었다.
예르쇼바는 지난달 10일 실종됐었다. 당시 모친은
예르쇼바는 얼마 후 자신이 살고 있던 아파트와 조금 떨어진 곳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우크라이나 여성 하원의원인 레시아 바실렌코는 최근 트위터에 “카리나 예르쇼바가 결국 시신으로 발견됐다. 예르쇼바는 러시아 병사들에게 성폭행과 고문을 당한 뒤 총에 맞아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