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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우크라 전투기 지원 놓고 엇박자…바이든 NO, 마크롱은 YES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투기 지원과 관련해 이견을 보이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서방으로부터 주력 전차를 지원받자 마자 “미국 F-16 전투기 등이 필요하다”며 요구 수준을 높였고, 일부 서방 국가는 이에 호응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확전을 우려해 F-16 지원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30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는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F-16 전투기를 지원하는 방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날 메릴랜드주 볼티모어를 방문한 후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를 지원하는 것에 찬성하냐’는 질문에 “아니다(No)”라고 잘라 말했다.

우크라이나가 최근 미국 등 서방으로부터 전차 지원을 약속받은 뒤로는 요구 수준을 높여 전투기 지원을 강도 높게 요청하고 있는데, 이에 선을 그은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그동안 우크라이나의 전투기 지원 요청에 대해 러시아를 자극할 수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앞서 올라프 숄츠 독일총리도 전날 독일 일간지 타게스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전차 지원을 결정하자마자 (전투기 지원으로) 또 다른 논쟁에 돌입한다면 국가 차원의 결정에 대한 시민들의 믿음을 뒤흔드는 것”이라며 “(전투기 지원은) 논의 사항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최근 프랑스 등 서방 일부 국가에서는 기류가 달라지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에 전투기를 보내는 것을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조건만 맞는다면 아무것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도 이날 마크롱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금기는 없지만 (전투기 지원이 결정되면) 큰 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토프 호이스겐 뮌헨안보회의(MSC) 의장도 ”러시아의 침공으로부터 방어를 더 잘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전투기를 공급하는 것은 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앞서 숄츠 총리의 태도와는 대조적인 주장이다.

폴란드도 우크라이나를 위한 전투기 지원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이날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폴란드로부터 긍정적인 신호 받았다”면서 다만 “마테우슈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가 나토 회원국과 ‘완전한 협의’를 통해 F-16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주력 전차 확보에 성공한 우크라이나는 서방에 더 강한 무기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우리는 장거리 미사일이 필요하다”며 사거리 297㎞의 미국산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유리 이흐나트 우크라이나 공군 대변인도 전투기 지원에 대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